[개물림 줄이려면①]우리 개는 안 물어요? "입마개 인식 바꿔야"

"입마개 한 개, 사납지도 불쌍하지도 않아"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최근 경기 남양주시에서 풍산개와 사모예드 혼종이 50대 여성을 공격한 뒤 사망하게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엔 양주시에서 6살 여야와 40대 여성이 진돗개와 골든리트리버 등에게 공격을 당했다. 같은해 가평군에서는 80대 여성이 셰퍼드에게 물려 중상을 입는 등 중·대형견으로 인한 개 물림 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개 물림 사고 환자 이송건수는 약 1만1000건이다. 하루 평균 약 6건의 크고 작은 개 물림 사고로 환자가 발생한 셈이다. 이는 사람만 집계된 것으로 타인의 강아지, 고양이 등 동물들끼리의 물림 사고까지 합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방견(들개)과 개농장, 유기(유실)동물보호소 관리소홀도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목줄, 입마개 등 안전장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 물림 사고가 났을 때 처벌을 강화하고 동물등록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입마개한 개와 산책하는 사람. 사진 이미지투데이 ⓒ News1

◇ "모든 반려견, 안전장치 안 해서 사고 나면 처벌해야"

미국 등 외국에서는 사람을 문 개를 안락사하거나 견주에게 징역형이 가해진다. 미국에서는 인명사고를 내거나 공격 전략이 2회 이상인 경우 '위험한 개'로 판단해 안락사하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개가 사람을 물어 상해를 입히면 가해견주는 최대 5년 징역형에 처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반려견과 동반 외출시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거나 소유자 등 없이 맹견을 기르는 곳에서 벗어나게 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상해를 입히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조치 미이행 조항은 동반 외출시에 적용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로트와일러 등 맹견 5종에 한해 주택 등 기르는 곳에서 벗어나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상해를 입혔을 때 처벌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맹견 뿐 아니라 모든 반려견은 집에서 탈출하거나 울타리 등 안전장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견주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민법을 개정해 개를 물건에서 제외하고 개가 다른 개를 물어서 죽게 하거나 중상해를 입혔을 때 처벌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맹견 로트와일러에게 입마개를 씌우지 않아 소형견 스피츠를 물어 죽게 한 견주가 벌금 6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이는 드문 판례로 형사 소송에 의한 처벌은 거의 없다.

문강석 법무법인 청음 반려동물그룹 변호사는 "반려동물이 동물을 무는 경우 대다수는 민사 소송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며 "개 물림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견주들의 관리 책임을 동반 외출 뿐 아니라 주택 내, 애견동반시설 등에서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입마개, 공격성 때문에 하는 것만은 아냐"

개 물림 사고 때마다 입마개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일부 비애견인들은 "모든 개는 입마개를 씌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애견인들은 "우리 개는 안 문다. 동물보호법상 맹견만 입마개 대상"이라고 맞선다.

실제 지난 2020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공익광고 '펫티켓' 편 내용 중 '입마개 착용' 자막이 등장했다가 일부 반려인들의 항의로 수정된 바 있다. 모든 개의 입마개 착용이 의무가 아닌데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입마개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입질이 있는 개라면 맹견이 아니더라도 견주가 자발적으로 입마개를 씌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 입마개는 반려동물을 불편하게 하는 도구가 아니라 교육의 하나로 봐야 한다. 또한 입마개를 씌우면 일명 '시비털러'에게 시비가 걸릴 일도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동물병원이나 애견미용실 등에서의 개 물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입마개 교육은 필수다. 입마개는 유박비료 등 길거리 유해한 물질을 먹지 못하도록 해 준다. 더욱이 최근 입마개는 개가 물지 못할 뿐 물을 마시거나 입을 벌리는 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는 기능성 제품도 많다.

비반려인은 모든 개가 입마개를 할 의무는 없는 만큼 입마개를 안 했다고 해서 무조건 비난하는 태도를 보이지 말아야 한다. 입마개를 한 개를 보면 사납거나 불쌍하다는 생각보다 '교육을 받는 중이구나' 라고 생각해주는 것이 반려인을 위한 배려라고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서지형 캐런프라이어아카데미 티칭팀 트레이너는 "입마개는 공격성 있는 개들만 사용해야 하는 도구가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것과 같이 모든 개들이 쓰고 즐거운 산책, 액티비티, 맛있는 간식 등을 먹는 경험과 연관지어 언제 어디서나 보호자가 반려견에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실제로 공격성이 있는 반려견의 보호자들은 반려견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며 "긍정강화 방식의 반려견 행동 전문 수의사 및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적절한 대처 방법을 논의하고 적극적으로 관리 및 교육을 통해 개물림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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