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겁나" 12월 모임 취소하니…"송년회 필참" 알림 겁나요

겨울 코로나 대유행 예측불허에 집콕·홈파티 트렌드
일부 여전히 코로나 불감증에…전문가들 "위험 천만"

지난 10일 저녁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앞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돼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2020.11.11/뉴스1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프리랜서 백모씨(24)는 아직 연말 송년회 약속을 안 잡고 있다. 가족들과도 외식은 않기로 했다. 백씨는 "집에서 가족들이랑 맛있는 거 먹으려고 한다"며 "집콕하면서 생긴 베이킹 취미로 케이크 만들까 생각중"이라고 했다.

송년회 일정을 정리하느라 바빴던 사람들도 올 연말에는 달력이 아직 비어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이처럼 연말 풍경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30명으로 나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했다. 방역당국은 오는 19일부터 수도권과 강원도 일부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대학원 석사과정을 다니고 있는 서모씨(27)는 종강총회가 코로나 때문에 취소됐다. 서씨는 "연구실 사람들과 따로 송년회를 할 계획은 없다"며 "(코로나19가) 불안해서 밖에서는 잘 안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심모씨(27) 역시 최대한 연말 약속을 피하려고 하고 있다. 심씨는 "약속 안잡고 있는데 회사 동료들은 파티를 하겠다고 해서 걱정이 많다"며 한숨을 쉬었다.

아예 사람들을 안 만날 수는 없으니 파티룸처럼 폐쇄적인 공간을 찾거나 아예 집에서 홈파티를 하는 사람도 늘었다. 직장인 나모씨(27)는 회사 사람 5명과 함께 놀 파티룸을 찾고 있다. 최대한 사람들과 접촉을 피하면서 연말 분위기도 내기 위해서다.

프리랜서 이모씨(34)도 약속은 주로 집에서 소규모로 잡는 편이다. 얼마 전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연말 모임을 잡을까 생각도 했지만 다시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되면서 기대를 접었다.

한 온라인 카페에서도 연말 계획을 묻는 글에 답변 80여개 중 70여개가 '소소하게 홈파티를 할거다' '맛있는 거 만들어 먹으며 집콕 예정이다'란 내용이었다.

비대면으로 얼굴을 보는 새로운 송년회 풍경도 보였다. 직장인 강모씨(27)는 요즘 고등학교 친구들과 생일이 있는 달이면 화상회의앱 '줌'으로 얼굴을 본다. 강씨는 "확진자가 200명으로 늘고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올라가면서 연말모임도 줌으로 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로나19를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직장인 이모씨(37)는 "다들 적응된 건지 무감각해진 건지 코로나19를 이유로 안만나는 경우는 사라졌다"며 "연말약속이 두어개 정도 잡혀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더 큰 확산이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송년회 자리에서는 마스크를 쓸 수 없는 데다가 술을 마시면 주의력까지 떨어져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된다"며 "코로나19 시대에는 송년회도 생략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brigh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