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위생·건강 선물 할래요"…코로나가 바꾼 추석 선물

마스크·소독제·영양제 등 선물로 준비하는 사람 늘어
"화장품보다 지금은 마스크·소독제가 선물로 더 낫죠"

추석을 20여일 앞둔 7일 서울 시내 한 마트에 추석선물세트가 진열돼있다. 2020.9.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이밝음 기자 = 서울에 거주 중인 직장인 이모씨(27)는 추석을 앞두고 지인들에게 '마스크 세트'를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방역과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선물을 하고 싶어서다. 이씨는 "추석까지 시간은 남아있지만 곧 품절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구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에 사는 윤모씨(54) 역시 올해 추석에는 예전과 달리 코로나19와 관련된 선물을 고민 중이다. 매년 친척들에게 고가의 화장품을 선물했지만 올해만큼은 건강기능식품을 사기로 결정했다. 윤씨는 "친척 대부분이 코로나19에 취약층인 고령층이라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품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추석 선물 풍속도까지 바뀌고 있다. 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추석을 3주가량 앞두고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데 필수적인 마스크·손소독제 등 방역물품과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건강기능식품에 수요가 몰리는 모양새다.

실제로 롯데마트가 이달 초 발표한 추석선물세트 예약 판매 현황을 보면 홍삼·면역 관련 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302.7% 증가했다. 버섯과 인삼·더덕 세트도 각각 119.9%, 44.7%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속 소비자들의 수요에 발맞춰 기업들도 선물세트 구성을 바꾸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애경산업은 최근 손소독제와 손세정제, 마스크 등으로 구성된 명절 선물세트를 내놨고 LG생활건강 역시 손 세정제와 마스크가 포함된 추석 선물 세트를 출시했다. 롯데푸드는 홍삼스틱이 들어간 건강기능식품 세트를 내놨다.

서울 중구 서울역 매표소에 붙어있는 추석 예매 변경 안내판. 2020.9.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온라인상에서도 방역물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추석선물로 사겠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행카페에서 한 이용자가 "웃기고 슬프지만 (방역물품이) 사실상 가장 필요하긴 하다. 치약·비누세트보다 훌륭하다"고 글을 적자 "마스크 선물세트를 주문해놨다. 마스크를 선물할 날이 올 줄 상상도 못했다"는 댓글이 달렸다.

서울의 한 맘카페 이용자는 "코로나가 너무 길어져서 부모님께 영양제를 선물해 드리려 한다. 면역에 좋다는 프로폴리스 세트와 관절염 영양제 세트가 어떠냐"며 의견을 묻기도 했다.

한 체험단 카페의 이용자는 "면역력이 높아야 질병이든 (코로나든) 이겨낼 수 있기에 홍삼을 주문했다. 추석 선물로 건강기능식품만 생각한 건 아니지만 지금 시기에는 이게 제일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마스크를 선물해야 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글도 있었다.

경기 지역에 기반을 둔 맘카페의 한 이용자는 "마스크가 추석선물세트라니, 그래도 받는 분들은 좋아하실 것 같다. 사야 할까 고민 중"이라고 적었다. 다른 이용자는 "마스크 선물세트를 받으면 기쁠 것 같긴 하지만 왠지 씁쓸하다"며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일 0시 기준 119명 증가한 2만1296명을 기록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닷새째 100명대를 유지하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방심하는 순간 확진자가 급속도로 불어날 수 있다고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은 추석 때까지 무증상, 잠복 감염을 완전히 통제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이번 추석에는 고향 방문이나 성묘 등을 삼가고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hahaha828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