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쉬운 우리말]① '폄훼'보다는 '깎아내리다'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폄훼하다 → 깎아내리다
‘폄훼(貶毁)’는 ‘낮출 폄, 헐 훼’라는 한자어입니다. 한자를 배운 세대조차도 어렵게 생각할 정도로 참 어려운 한자입니다. 이 단어는 정치인들이 자주 사용합니다. 말할 때 어려운 한자를 사용하면 유식하다고 느껴서일까요?
‘폄훼’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남을 깎아내려 헐뜯음’이라고 나옵니다. 국어학자들은 ‘폄훼하다’라는 어려운 단어보다는 ‘깎아내리다’라는 순 우리말을 쓸 것을 권합니다. ‘깎아내리다’로 쓰면 초등학생도 알아들을 텐데, 굳이 ‘폄훼하다’라는 단어를 쓸 필요가 있을까요?
간혹 ‘폄훼’를 ‘폄하’라고 잘못 쓰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폄하(貶下)’는 사전에 [1. 가치를 깎아내림 2. (역사) 치적이 좋지 못한 수령을 깎아내리던 일]로 나옵니다. ‘폄훼’와 ‘폄하’가 약간 비슷한 의미가 있지만 ‘폄훼’에 ‘헐뜯는다’는 의미가 좀 더 큽니다.
◇ 팬데믹→ (세계적) 대유행
요즘 거의 대다수 매체에서 많이 나오는 단어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전염병 경보단계를 1단계에서 6단계까지 나누는데 최고 경고 등급인 6단계를 ‘팬데믹(pandemic; 전염병의 대유행)’이라 합니다. 그리스어로 ‘pan’은 ‘모두’, ‘demic’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전파되어 모든 사람이 감염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올해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에서는 ‘팬데믹’이라는 용어를 대체할 우리말로 ‘감염병 세계적 유행’을 선정했습니다.
한편, WHO가 규정한 전염병 경보 6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 동물 사이에 한정된 전염, 2단계 :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단계, 3단계 : 사람 간의 전염이 늘어나는 상태, 4단계 : 사람 간 전염이 급속확산돼 세계적인 유행병이 될 수 있는 초기 상태, 5단계 에피데믹(epidemic) : 전염병이 2개국에서 유행하는 상태, 6단계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유행) : 전염병이 2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상태.
◇ 리쇼어링 → 국내 복귀
‘리쇼어링’(Reshoring)은 ‘제조업의 본국 회귀’를 의미합니다. 인건비 등 각종 비용 절감을 이유로 해외에 나갔던 자국 기업이 다시 국내에 돌아오는 현상을 말합니다. 장기화되는 경기침체와 급증하는 실업난을 해결하기 위한 것인데, 자국 기업이 해외로 이전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의 반대 개념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선 ‘리쇼어링’을 ‘국내 복귀’로, ‘오프쇼어링’은 ‘국외 이전’으로 순화해 쓸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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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팬데믹, 인포데믹, 다크웹...’ 각종 뉴스 사이트들을 살펴보면 외국어 사용이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영어 교육을 받은 사람들조차도 이해 못 할 외국어도 많습니다. 게다가 이해하기 힘든 한자어까지 섞여 있습니다. 뉴스1에서는 우리말로 순화하면 좋을 외국어와 어려운 한자어를 추려 바꿔 쓰기 위한 쉬운 우리말을 매달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