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정 계급정년 연장' 논란…"인사적체↑" "과열경쟁↓"
개정안 발의되자 "철회 요구" 청와대 국민청원 등장
하위직 "승진 밀릴라" 우려…경정들 "폐지가 맞다"
- 이철 기자, 김민성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김민성 기자 = 경정 계급정년을 4년 연장하는 '경찰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와 관련해 경찰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인사적체를 우려해 개정안에 대한 반대 청원이 등장하는 한편 과도한 인사 경쟁을 방지하는 측면에서 개정안을 환영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계급이나 입직 경로에 따라 찬반 입장이 갈리는 양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3일 '경찰공무원 경정 계급정년 연장법안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5일 오후 1시 현재 18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자는 게시글에서 "경감 이하 하급자의 애환은 모른체하면서 일선 경찰서 과장급(경정)의 정년을 연장하면 인사적체만 가속화되고 반사이익은 경찰대학교 출신들만이 가져간다"며 "하위직을 등한시한 경찰대 출신 국회의원이 발의한 경정 계급정년 연장 법안을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 출신인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경정의 계급 정년을 현행 14년에서 18년으로 연장해 과도한 승진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막는 것이 골자다.
경찰 계급은 순경, 경장, 경사, 경위, 경감, 경정, 총경, 경무관, 치안감, 치안정감, 치안총감 순으로 나뉜다. 이 중 경정은 일선 경찰서의 형사과장, 수사과장 등 실무진을 지휘하는 중간 책임자다. 여기서 승진을 하면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경찰서장급)이 된다. 승진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일어나는 것도 이 계급이다.
일선 하위직 경찰관들의 의견은 청원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정 계급정년 연장에 따라 경위부터 경찰생활을 시작하는 경찰대나 간부후보생 출신들이 주로 혜택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하위직 경찰관들의 승진이 밀려 인사적체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방 경찰서에 근무하는 한 경위는 "경정 계급정년을 연장하면 결국 그 밑의 계급(경위, 경감)에서 인사적체가 빚어질 것"이라며 "모든 계급의 인사적체는 있기 마련인데 굳이 경정만 계급정년을 늘리자는 법안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순경도 "현재 경찰 계급은 경위가 조직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경감과 경정부터는 인원이 급감하는 첨탑구조"라며 "기존 경정들의 계급정년을 늘릴 경우 인사적체는 당연히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경정 계급정년 연장에 대해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경정은 "경정이라 해도 5급 공무원에 불과한데 무슨 고위직이라고 계급정년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요즘 시험을 통해 쭉쭉 승진하는 순경 출신 경찰관들도 많은데 크게 보면 경정의 계급정년은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경감은 "괜찮은 사람인데 (총경)승진 시기를 놓쳐 옷을 벗는 사람도 부지기수로 봤다"며 "연줄, 이른바 '빽'이 없다면 업무 성과만으로는 핵심 보직에 들어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실적 압박 때문에 무리한 수사, 무리한 보고서도 나오게 되고 그 과정에서 사고도 일어난다"며 "(계급정년 연장으로)경정들이 안정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져야한다"고 강조했다.
ir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