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임세원 교수, 인술 실천하던 병원에 마지막 인사…눈물 속 발인
영결식 마친 뒤 외래진료실·장례식장 거쳐 장지 이동
유족, 조의금 기부 예정…병원측 "추모공간 마련할 것"
- 윤다정 기자,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김도엽 기자 = 진료하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교수(47)가 4일 오전 자신이 사랑하던 일터에 들러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유족과 동료들은 크나큰 슬픔 속에서도 임 교수가 가는 길을 조용히 배웅했다.
임 교수의 유족과 지인들은 이날 오전 7시쯤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신관 15층에서 열린 영결식을 마친 뒤 사고가 일어난 본관 외래진료실을 거쳐 오전 7시40분쯤 본관 1층에 도착했다. 아들이 들고 있는 영정사진 속의 임 교수는 의사가운을 입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유족들이 도착하자 카페에 앉아 있던 아르바이트생과 시민들까지 숙연히 일어서 임 교수를 맞았다. 목탁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임 교수의 부인이 운구차에 실린 관을 붙들고 폐부를 끊는 듯한 통곡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고개를 숙이고 선 채 주변을 가득 메운 동료 의료진에게도 삽시간에 슬픔이 퍼져 나갔다. 조용히 눈물을 흘리던 첫째 아들이 말 없이 남동생의 어깨를 붙들었다. 임 교수의 어머니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황망히 서 있다가 부축을 받으며 겨우 버스에 올랐다.
동료와 지인들은 운구차와 버스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봤다. 마침내 차량이 완전히 사라지자 그제서야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임 교수는 경기도 소재의 장지에 안장될 예정이며, 강북삼성병원측은 임 교수의 추모공간을 병원 내에 마련할 계획이다.
유족들은 조의금 중 장례비 일부를 제외한 절반을 강북삼성병원에, 나머지 절반을 동료들에게 기부해 고인이 못다 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날(3일) 자신의 SNS에 "저희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냐고 말씀드렸다"며 "유족분들의 마음은 잘 알겠지만 조의금과는 별도로 임 교수가 못다 한 일은 저희가 모금을 해서라도 반드시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생전 우울증 치료와 자살 예방에 헌신해 온 전문가였다. 우울증 및 불안장애와 관련된 학술논문 100여편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하고 관련 학계에서 폭넓게 활동해왔다. 지난 2016년에는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담은 저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펴냈다.
또 지난 2011년 한국형 표준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를 개발, 2017년 한국자살예방협회가 선정한 '생명사랑대상'을 받았다.
임 교수의 유족들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을 통해 "귀하고 소중했던, 우리 가족의 자랑이었던 선생님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의료진의 안전과 모든 사람이 정신적 고통을 겪을 때 사회적 낙인 없이 적절한 정신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maum@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