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임세원 교수, 인술 실천하던 병원에 마지막 인사…눈물 속 발인

영결식 마친 뒤 외래진료실·장례식장 거쳐 장지 이동
유족, 조의금 기부 예정…병원측 "추모공간 마련할 것"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적십자병원에서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2019.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김도엽 기자 = 진료하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교수(47)가 4일 오전 자신이 사랑하던 일터에 들러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유족과 동료들은 크나큰 슬픔 속에서도 임 교수가 가는 길을 조용히 배웅했다.

임 교수의 유족과 지인들은 이날 오전 7시쯤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신관 15층에서 열린 영결식을 마친 뒤 사고가 일어난 본관 외래진료실을 거쳐 오전 7시40분쯤 본관 1층에 도착했다. 아들이 들고 있는 영정사진 속의 임 교수는 의사가운을 입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유족들이 도착하자 카페에 앉아 있던 아르바이트생과 시민들까지 숙연히 일어서 임 교수를 맞았다. 목탁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임 교수의 부인이 운구차에 실린 관을 붙들고 폐부를 끊는 듯한 통곡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고개를 숙이고 선 채 주변을 가득 메운 동료 의료진에게도 삽시간에 슬픔이 퍼져 나갔다. 조용히 눈물을 흘리던 첫째 아들이 말 없이 남동생의 어깨를 붙들었다. 임 교수의 어머니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황망히 서 있다가 부축을 받으며 겨우 버스에 올랐다.

동료와 지인들은 운구차와 버스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봤다. 마침내 차량이 완전히 사라지자 그제서야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4일 오전서울 종로구 서울적십자병원에서 고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2019.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임 교수는 경기도 소재의 장지에 안장될 예정이며, 강북삼성병원측은 임 교수의 추모공간을 병원 내에 마련할 계획이다.

유족들은 조의금 중 장례비 일부를 제외한 절반을 강북삼성병원에, 나머지 절반을 동료들에게 기부해 고인이 못다 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날(3일) 자신의 SNS에 "저희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냐고 말씀드렸다"며 "유족분들의 마음은 잘 알겠지만 조의금과는 별도로 임 교수가 못다 한 일은 저희가 모금을 해서라도 반드시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생전 우울증 치료와 자살 예방에 헌신해 온 전문가였다. 우울증 및 불안장애와 관련된 학술논문 100여편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하고 관련 학계에서 폭넓게 활동해왔다. 지난 2016년에는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담은 저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펴냈다.

또 지난 2011년 한국형 표준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를 개발, 2017년 한국자살예방협회가 선정한 '생명사랑대상'을 받았다.

임 교수의 유족들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을 통해 "귀하고 소중했던, 우리 가족의 자랑이었던 선생님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의료진의 안전과 모든 사람이 정신적 고통을 겪을 때 사회적 낙인 없이 적절한 정신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적십자병원에서 열린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발인에 참석한 동료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2019.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ma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