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고발' 동덕여대생 신상공개자 불기소는 2차 가해"

"검찰, 권력형 성폭력 이해못해…피해자에 또다른 어려움"

'동덕여자대학교 H교수 성폭력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등은 28일 오후 서울 북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학생의 신상을 온라인에 공개한 시인 B씨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2차 가해'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2018.12.28/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학부생 제자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 하일지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62·본명 임종주)가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성추행 고발이 허위라고 주장하며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한 시인 B씨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재학생들이 규탄하고 나섰다.

'동덕여자대학교 H교수 성폭력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등은 28일 오후 서울 북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에 따르면 B씨는 지난 6월 자신의 블로그에 피해자 A씨의 실명과 학번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며 성추행 피해 고발이 허위라고 주장했다. A씨는 B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러나 대전지검은 "B씨의 게시물이 허위사실을 적시했다고 볼 수 없고, 개인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없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작성됐다"며 B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대전지검은 피해자의 주장에 대해 '참고인의 주장에 비해 여러모로 설득력이 떨어지며 일반 상식에 비춰 봤을 때 쉬이 납득하기 힘든 점이 많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공권력에 의한 명백한 2차 가해"라며 "피해자의 피해 사실이 가해자와 가해자의 지지자, 여론 혹은 공권력에 의해 허위로 취급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B씨는 확정되지도 않은 사건에 대한 독단적 판단을 근거로 무고한 사람을 '꽃뱀' 취급하고 개인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했다"며 "이는 미투(#MeToo) 운동에 반발하는 사람들에게 피해자를 사이버 불링(온라인을 통한 괴롭힘)할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B씨가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했을 때 피해자가 아직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고발자였더라도 그런 행동이 공익성을 인정받을 만한 근거는 없다"며 "검찰은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려는 시도도 없이 게시물을 '문제 없다'고 치부함으로써 간신히 목소리를 내는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또다른 어려움을 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왜 수많은 폭로자들의 목소리는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묻혔는데 B시인의 행동에는 공익성이 주어지는가"라며 "하 교수가 현재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는 지금 누구의 말이 허위인가"라고 반문했다.

ma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