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코앞인데…동덕여대, 하일지 징계 논의 '미적미적'

진상조사위 4회로 잠정 중단…"수사결과 지켜봐야"

하일지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1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미투’ 비하 관련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3.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학부생을 강제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하일지 동덕여대 교수(본명 임종주·62·문예창작과) 교수의 징계위원회 회부 관련 논의가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1학기 개강 직후 '미투 폄훼 논란'과 성추행 의혹 등이 연이어 터져 나왔지만, 2학기 개강을 코앞에 둔 시점까지도 뚜렷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2일 동덕여대에 따르면 하 교수의 징계위원회 회부를 논의할 학내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7월9일 열린 4차 회의를 끝으로 잠정 중단됐다. 학교 관계자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향후 진행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투(#MeToo) 운동' 이후 동덕여대와 비슷한 시기에 교원에 의한 성폭력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었던 대학들과 비교하면, 동덕여대는 가해지목인에 대한 실질적인 징계 절차에도 착수하지 못했다.

성신여대의 경우 지난 3월 중순 성폭력 피해와 관련된 제보를 받고 상황을 인지한 뒤 발빠르게 대처에 나섰다. 4월1일 가해자로 지목된 사학과 A교수를 윤리위원회를 통해 서울 북부지검에 고발한 데 이어, 5월30일 A교수를 파면 조치했다.

한국외대는 지난 6월27일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학생들을 성추행하거나 부적절한 언사를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은 그리스·불가리아어학과 K교수에 대해 해임 처분을, 중동·아프리아어과 S교수에 대해 정직 3개월 처분을 각각 내렸다.

고려대는 지난달 23일 열린 교원징계위원회에서 대학원생 등 제자들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은 국어국문학과 K교수를 직위해제했으며, 추후 K교수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화여대 또한 성추행 의혹으로 '파면 권고' 처분을 받은 음악대학 관현악과 S교수와 조형예술대학 K교수에 대한 교원징계위원회를 최근 소집했다.

학교가 차일피일 징계 관련 절차를 미루는 동안, 피해를 고발한 재학생 A씨는 반년 가까이 힘겨운 싸움을 이어 나갔다. 국가인권위원회의 하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 의뢰와 학교에 대한 징계 권고가 그 결과물이다.

A씨는 지난 4월20일 해당 사건과 관련된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했고, 정부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은 A씨가 접수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한 뒤 이같이 발표했다.

하 교수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A씨를 추행했으며, 사건 이후 A씨가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 해도 이는 하 교수의 우월적 지위와 영향력 등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일방적 추행을 부인할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었다.

인권위의 수사 의뢰를 받은 서울 북부지검 조사과가 7월20일부터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박기종)의 지휘를 받아 하 교수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재학생과 졸업생 등은 방학 중에도 꾸준히 해당 사건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며 해결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동덕여자대학교 H교수 성폭력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0~26일 일주일에 걸쳐 학내 인권 실태와 성폭력 사건 이후 대응에 대한 의견을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설문 결과는 학교측에 대한 요구안 및 공동행동 자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13일부터는 하 교수의 파면과 2차 피해 방지, 학내 인권센터 설립 등을 촉구하는 해시태그 손글씨 운동 또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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