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센트럴파크 부럽지않은 연남동 연트럴파크
도심 속 쉼과 문화의 만남…"우리에게 일어난 놀라운 일"
- 장우성 기자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경의선숲길 서울 연남동구간'이라고 하면 못 알아듣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연트럴파크'라고 하면 다 안다. 연트럴파크는 주민들의 일상이 스며든 공간이자 만남의 장소, 예술문화공간으로 진화하며 마포구를 넘어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연트럴파크, 참 묘한 장소예요. 외출하는 길이면서 집에 가는 길이기도 하고요. 산책하는 길이면서 쇼핑하러 가는 길이기도 해요. 친구를 만나는 장소이면서 헤어지는 장소고요. 홍대와 연남동을 잇는 입구이자 출구 같은 곳입니다.”
매일 연트럴파크을 걸어서 출퇴근한다는 회사원 김재현씨(33)씨의 말이다.
햇빛이 따가운 초여름 날씨에도 연트럴파크를 찾는 시민은 끊이지 않는다. 무슨 매력이 있어서일까.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나와 연남동 방면 숲길공원 잔디밭에서 책을 읽던 김지희씨는 강서구 방화동에서 왔다. “밥 먹고 걷기에 좋아서 자주와요. 근처 맛 집에서 밥을 먹고 소화 시킬 겸 이곳에 와서 산책을 해요. 자주 가는 공원 옆 이층 카페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요. 친구들을 이곳에서 자주 만나는 편이예요.”
젊은이들 뿐만 이나다. 동교동 주민인 염순이씨(86)는 연트럴파크를 걸으며 건강도 좋아졌다. “새벽, 오후 하루 두 번씩 여기를 걸어요. 동교동에서 연남동까지 왕복하면 2시간이 걸리는데 이 숲길이 생긴 뒤로 운동하게 됐지요. 운동을 한 뒤로는 병원 가는 일이 없어졌어요. 공원 옆 연남동주민센터에 노인들이 많아서 이렇게 걸어갔다가 쉬고 이야기도 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와요.
연트럴파크는 색다른 공원이다. ‘쉼’의 크기만큼 ‘일상’이 공존한다.편한 차림으로 애완견과 함께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한껏 멋을 낸 차림으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인근 번화가로 빠져나가는 사람들도 많다.
공원을 둘러싸고 생겨난 아티스트 숍들도 즐비하다. 숲길공원 주변을 잠시만 둘러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공원 주변으로 속속들이 자리 잡은 각종 예술 공방과 갤러리, 카페, 디자인 숍들은 1.2km의 긴 숲길공원을 모두 품어 안고 독특한 ‘문화 울타리’를 이룬다.
공방을 운영하는 최명주 대표는 “주말에 숲길공원에 왔다가 연인끼리, 가족끼리 가죽공예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다. 작품을 만든 후에 힐링 되는 기분을 느꼈다는 말씀들을 많이 한다”라고 전했다.
한 블록 건너 공원 옆 골목 사이에는 재즈카페와 재봉틀카페, 생활소품가게, 보석가게 등 아티스트 상점들이 많다. 연인끼리 데이트 코스로도 좋고, 가족끼리 공원에 왔다가 함께 쇼핑하기에도 제격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가 되면 열리는 독특한 시장이 열린다. 이름은 ‘동진시장’. 인근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연남동의 옛 시장 터에서 수공예 작품시장을 매주 펼친다. 각종 생활 소품부터 보석, 의류, 문구용품, 가구 등 개성 있고 희귀한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경의선숲길공원 특히 연남동 구간은 실제 우리에게 일어난 놀라운 일 중 하나"라며 "도심 한 복판에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와 자연, 사람들이 모여 함께 서로 시너지를 만들며 ‘쉼’과 ‘문화’의 융합을 만들고 있다. 더 융성할 수 있도록 지원과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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