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형제도시' 평양에 서울시청 분소 만들겠다"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내가 지방선거 야전사령관…민주 압승 이끌 것"
"시정 만족도 70%…이정도면 오바마 수준 아닌가"
- 장우성 기자, 이헌일 기자
(서울=뉴스1) 장우성 이헌일 기자 = [인터뷰=진성훈 사회부장 / 정리=장우성, 이헌일 기자]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는 제가 '야전사령관'이다"며 서울의 압승을 이끌겠다고 자신했다.
박원순 후보는 19일 종로구 안국동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에서 모두 이겨 민주당이 압승하도록 열심히 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는 "서울시장과 구청장, 시·구의원 선거는 모두 연결돼 있다"며 "구의원, 시의원 후보가 열심히 움직여서 표를 얻으면 서울시장도 표를 얻는다"고 전략을 공개했다.
이 같은 욕심에는 그간 당적이 다른 구청장으로부터 시정에 협조를 얻지 못했던 서운함이 깔려 있다. 박 후보는 "당적이 달라도 선거 이후에는 협력해야 하는데 서울시의 혁신정책을 받지 않았다. 강남구는 (권한대행 체제가 되니) 이제야 '찾아가는동주민센터' 시범사업에 들어갔다"며 "비전을 공유하는 구청장들, 서울시 국회의원이 당선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3선에 성공하면 추진할 평양시와 교류에도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되던 안보불안이 해소되면 서울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봤다. 서울을 한반도와 유럽이 철도로 연결되는 유라시아 시대의 중심도시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박 후보는 "남북교류는 안보리스크·경제위기 탈출구일뿐 아니라 서울에서는 한계에 도달한 SOC사업, 제조업이 완전히 살아나는 계기가 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서울시청 평양분소' 구상도 내비쳤다. 박 후보는 "남북관계가 좀 더 진전되면 평양에 수십명, 수백명이 일하는 서울시청 분소를 만들 수도 있다"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인도네시아 반둥의 요청으로 서울시 공무원을 파견했다. 평양은 형제도시인데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북 도시교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교감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남북교류에서 지방정부 역할이 큰데 문재인 대통령도 똑같은 생각을 가졌다"며 "중앙정부, 지방정부, 민간이 '삼두마차'로 같이 가야 남북관계가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도시재생정책에 대한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비판에는 "도시를 바라보는 철학과 비전의 차이"라며 "지금은 토건·개발주의 시대가 아니다. 도시의 품격과 삶의 질을 높이는데 투자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상대 후보들이 평가절하하는 7년간 시정에 대해서도 "최근 시정 만족도가 70% 정도다. 시장 7년을 했는데 이 정도면 거의 오바마 수준 아니냐"며 웃음을 지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시장 최초 3선에 도전하고 있다. 자신이 시장이 돼야 하는 이유는 뭔가.
▶재선으로 끝내는 게 좋을까 많이 고민했다. 무엇보다도 정책의 일관성, 지속성이 만들어내는 위대한 효과를 성찰해봤다. 뉴욕 등 외국 선진도시 시장들이 10년 이상 시장직을 수행하면서 도시의 운명을 바꾼 사례도 참고했다. 정치적으로 이게 꼭 좋은 길인지는 다수가 문제제기했다. 사실 시장 2번 하나 3번 하나 정치적 경력에 큰 차이는 없다. 오히려 다른 가능성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제 정치적 이력과 성공 관점보다는 서울의 운명과 미래를 생각했다. 서울시를 이끌었던 가치와 비전을 더 확고히 해서 중앙정부 정책으로 만들어 대한민국과 세계를 바꾸는 것이 더 중대하고 절박한 사명이 아닌가 생각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김문수 후보는 사회적 변혁의 열정을 갖고 청년기에 온 몸을 던졌던 분이다. 서노련 사건(1986년) 때 제가 변론한 인연도 있다. 안철수 후보는 대한민국에서 기업인으로서, 학자로서, 의사로서 빛나는 성취를 이룬 분이다. 물론 그 이후 정치적 삶은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부분도 있지만, 그건 시민이 평가할 몫이다.
-상대 후보들 공약 중에 눈에 띄는 게 있나.
▶사물인터넷(IoT)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겠다는 안철수 후보의 공약은 우리도 본받을 만하다. 김문수 후보는 패러다임이 조금 낡았다는 느낌이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고속성장 개발 시대의 패러다임, 토건적 사고를 시민의 삶에 투자하는 도시 패러다임, 21세기적 혁신적 사고로 바꿨다. 20세기적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보면 70,80년대로 되돌아가는 거다. 취임하면 재개발·재건축을 하루 만에 사인하겠다는데 그동안 재개발 갈등으로 서울이 얼마나 황폐화했는가.
-서울시의 재개발 재건축 정책 방향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뉴타운 재개발구역 주민들이 반드시 재개발을 원하는 게 아니다. 과거 '헌집 줄게, 새집 다오' 했던 시대와 다르다. 평생 모아 집 한 채 마련했는데 재개발을 바라지 않는 사람도 다수다. 외지에서 투기적 목적으로 집을 산 사람이 많다. 취임 후 개발을 원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고 진전된 경우는 재개발이 빨리 이뤄지도록 도와주고, 아니면 합의해서 해지하도록 했다. 아직도 분란의 골이 깊은 곳이 100여 군데나 된다. 저는 합리주의자이자 실용주의자다. 시민들에 도움이 되느나, 미래도시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의 2가지 관점에서 재개발 문제를 판단한다.
-당선된다면 민선 7기 시정의 핵심은.
▶우선 각자도생의 사회를 끝내고 공동체적 삶에 기반한 사회적 우정의 시대를 열겠다. 공공성 확대로 서울시민들이 혼자 인생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지 않고 서울시가 함께 지고 가는 그런 시대를 말한다. 최근 월드이코노믹포럼(WEF)이 서울을 7대 우수도시 중 하나로 꼽았다. 다만 남북관계를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했다. 남북이 화해하고 서울-평양 협력이 강화되면 도시경쟁력도 나아진다. 분단 때문에 우리는 섬으로 전락했다. 이미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세계로 나아간다. 우리도 북한만 연결하면 서울이 유라시아 시대의 핵심 전진기지가 된다. 고속전철로 베이징까지 4시간에 가고, 프랑크푸르트까지 수학여행을 가는 시대가 열리면 한민족의 또 다른 비상이 이뤄진다. 여기서 서울이 중심도시가 되도록 할 것이다.
-남북관계는 중앙정부의 역할이 크지 않은가. 서울시가 주도하기엔 제약이 많을텐데.
▶문재인 대통령과 제 생각이 똑같다. 남북관계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을 크게 본다.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에도 들어갔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도 서울시 정무부시장하면서 대북정책을 가다듬었기 때문에 잘 안다. 제가 늘 강조하는 게 삼두마차론이다. 독일이 그랬듯 중앙, 지방, 민간이 함께 해야 한다. 지방정부에게 역할을 제대로 주면 남북관계도 획기적으로 전진할 것이다. 지금 북미회담을 앞두고 남북관계가 잠시 경색됐다. 중앙정부간 관계는 첨예한 정치적 고려 때문에 끊임없이 변동한다. 지방정부는 시민의 삶에 기반했기 때문에 다르다. 평양과 준비할 스포츠 문화교류, 대동강 수질, 상하수도 개선문제 등은 정치적 부침에 관계없이 꾸준히 추진할 수 있다.
-평양과 꼭 하고 싶은 사업을 꼽는다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평양과 교류를 하고 싶어도 못했다. 오직 연구하고 꿈을 꾸는 것뿐이었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전문가들로 서울시 남북관계협력위원회를 꾸려 서울-평양교류 3대 방향 10대 과제를 만들었다. 경평축구, 오케스트라 협연부터 수질·상하수도관 개선사업, 서울·평양 유적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추진 등까지 다양하다. 남북관계가 좀더 진전되면 평양에 수십명, 수백명이 일하는 서울시청 분소를 만들 수도 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인도네시아 반둥이 서울의 혁신행정을 배우고 싶어해 서울시 공무원을 현지에 파견했다. 평양은 형제도시인데 당연히 할 수 있다. 남북관계 개선은 상상 이상의 성과를 가져올 거다. 안보리스크·경제위기 탈출구일 뿐 아니라 서울에서는 한계에 도달한 SOC사업, 제조업이 완전히 살아나는 계기가 된다. 대륙으로 이어지면 시민의 마음과 기상도 달라진다. KTX 타고 눈 감았다 뜨면 부산이다. 일주일, 열흘 걸리는 곳을 다녀보면 웅혼한 마음이 생긴다. 보수진보 갈등이 확 줄고 우리끼리 싸울 일도 없어질 것이다.
-7년 전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해 준 안철수 후보와 맞붙는 소회는.
▶참 세월이 무섭다. 어제(18일) 중랑구 장미축제에서 안 후보를 만났다. 사모님도 뵈었다. 참 훌륭하고 소박한 분들이다. 정치를 하면서 돌고 돌아 경쟁까지 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지금 상황에서 다른 당의 후보로 맞서 덕담은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지난 시정에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저보다는 전문가, 시민이 평가하는 게 더 중요하다. 최근 시정 만족도가 69~70% 정도다. 시장 6년을 했는데 이 정도면 거의 오바마 수준 아닐까.(웃음) 외국의 평가는 더 높은 것 같다. 싱가포르 리콴유세계도시상, 스웨덴 예테보리지속가능상 등도 받았다. 외국 언론의 평가에서도 서울은 세계 최고의 도시 반열에 올랐다.
-그동안 역점 추진한 도시재생사업이 벽화그리기, 페인트칠에 불과하다는 상대 후보들의 비판도 있다.
▶글로벌 트렌드, 도시를 바라보는 철학과 비전의 차이에서 나온다. 1970년대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고 화려한 건물을 짓는 걸 최고로 여겼다. 그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보면 그렇게 비판할 수 있다. 지금은 토건·개발주의 시대가 아니다. 서울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다. 더 이상 높은 건물이 아니라 도시의 품격과 삶의 질을 높이는데 투자해야한다.
-걷는도시 등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광화문광장도 재조성되는데 새이름 짓기 등 보완할 계획은.
▶촛불광장으로 이름을 바꾸자는 분도 있다. 광화문광장은 한반도에서 중심에 해당한다. 국가의 광장이고 국가 중심가로다. 이걸 바꾸려면 전문가·시민의 보편적 합의가 필요하다. 광화문포럼을 만들어 전문가 의견을 들었고 시민 의견도 더 듣겠다. 광장 주변 고층건물 문제는 아쉽지만 빠른 시간 안에 해소하기는 어렵다.
-자신의 선거보다 구청장,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지원에 더 적극적인 것 같은데.
▶서로 연결됐으니 같이 간다. 서울시장 선거가 잘되면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선거도 다 잘된다. 구의원, 시의원이 열심히 움직여서 표를 얻으면 서울시장도 표를 얻는다. 서울시정, 구정은 당적이 달라도 선거 이후에는 협력하고 함께 해야 한다. 하지만 당이 다른 구청은 신년하례식에도 저를 초청하지 않는다. 서울시의 혁신정책을 받지 않는다. 강남구는 이제야 찾아가는동주민센터가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같은 비전을 공유하는 구청장들, 서울시 국회의원이 당선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선거는 당의 요청도 있고, 제가 야전사령관이다. 25개구 압승을 위해 열심히 선거운동하겠다.
-지방선거가 남북관계 이슈에 묻힌다는 지적이 있다.
▶한 여론조사 보면 86%가 지방선거에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지방선거가 언론에 잘 안 나올 뿐이지 시민들 관심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지방정부가 시민 삶에는 더 영향이 크다. 투표율이 그렇게 낮아지지는 않을 거다.
-김문수·안철수 후보단일화 이야기도 있는데 남은 선거운동 기간 변수를 꼽는다면.
▶어떤 변수가 있더라도 승리하도록 노력하겠다. 캠프에도 여론조사를 절대 믿으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역사상 큰 전쟁을 보면 병력, 무기가 낫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 부대가 얼마나 정예화되고 사기가 높고 준비가 잘 됐느냐에 따라 갈린다. 단일화 문제는 저쪽 캠프 사정이니 언급하고 싶진 않다. 어떤 선거에서도 정략적 고려보다는 시민들의 마음을 사는 게 중요하다.
-드루킹 사건이 선거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어떤 사건도 진실은 드러날 수밖에 없다. 특검까지 여야가 합의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는 처음부터 특검을 받겠다고 했다. 김 후보를 믿고, 모든 진실이 다 드러날 거라고 생각한다. 진실이 드러나지도 않았는데 오히려 야당이 지나치게 정치공방화했다. 그래서 당이나 민주당 후보 지지도에도 변화가 없다.
-부인 강난희 여사가 과거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선거운동에 거의 나서지 않았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저보다 더 바쁘다. 제가 못가는 곳에 가서 인사도 하고. 저보다 늦게 들어온다.(웃음)
-3선 하면 결국 대선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말이 많다.
▶지난 대선 당 경선에서 느꼈는데, 대통령은 본인이 원한다고 되는 자리가 아니다. 서울시장 3선 출마하면서 결의에 찬 말씀을 드렸다. 그런 마음으로 서울시정에 임하겠다. 그때(대선 경선) 경험을 못 했으면 엉뚱한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는데, 서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서울의 운명적 전환을 생각한다면 그럴 여유가 없다.
never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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