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피우지 못한 4·19 최연소 희생자…13세 전한승을 아시나요

후배들이 만든 영상 강북구 국민문화제서 상영

1961년 수송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전한승 군의 영정과 졸업생들이 함께 앉아있다(수송초 개교기념일 영상 캡처) ⓒ News1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오빠와 언니들은 책가방을 안고서/왜 총에 맞았나요/도둑질을 했나요/강도질을 했나요/무슨 나쁜 짓을 했기에/점심도 안 먹고/저녁도 안 먹고/말없이 쓰러졌나요/자꾸만/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1960년 4.19혁명 당시 수송초등학교 4학년이던 강명희양이 지은 '오빠와 언니는 왜 총에 맞았나요'라는 추모시의 일부다.

유혈진압에 나선 이승만정권 경찰의 발포로 전국에서 185명, 서울에서만 104명이 숨졌다. 그러나 그 희생자 중 초등학교 6학년 소년도 포함됐다는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졌다.

고 전한승군은 세종로에서 벌어지던 학생시위를 응원하다가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았다. 총격후 현장에 있던 학생들이 고려대병원의 전신 수도의대병원으로 옮겼으나 5시간만에 숨졌다. 그때 나이 13세였다.

비명에 친구를 떠나보낸 수송초 학생들은 4월26일 따로 대오를 꾸려 시위에 섰다. '부모형제에게 총부리를 대지말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우고서였다. 수송초는 이듬해 졸업식에서 전군에게 명예졸업장을 안겨줬다. 2년 뒤에는 정부가 건국포장도 수여했다.

40대 후반에 본 늦둥이 3대 독자를 잃은 전군의 부모는 이듬해 4.19혁명 1주년을 한달 앞두고 둘째 아들을 낳았다. 당시 김상돈 서울시장이 격려금을 전달했다는 기록도 전한다.

서울 강북구는 18일 구청 앞 거리에서 열리는 4.19혁명 국민문화제에서 전한승군을 기리는 추모영상을 메인무대 대형스크린에서 반복해 상영할 예정이다. 오후 1시30분부터 6시까지다.

10분30초 분량의 이 영상물은 전한승군의 후배인 수송초등학교 방송반 6학년 학생들이 개교기념일을 맞아 졸업작품으로 만들었다. 4.19 때 앞장섰던 당시 수송초 학생들의 이야기와 90년이 넘는 학교의 역사를 함께 담았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이 우연히 이 영상을 접하고 국민문화제 상영을 추진했다고 한다.

수송초방송반을 지도하는 노진용 교사는 "학교와 4.19학생혁명기념탑이 가까워 평소에도 학생들이 4.19 당시 훌륭한 선배들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1922년 개교한 수송초는 수송동 현 종로구청 자리에 있었으나 1976년 화재로 소실된 후 폐교됐다. 2001년 현재 위치인 강북구 번동에 다시 문을 열었다.

강북구 관계자는 "젊은이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은 4.19를 되새기자는 의미에서 최연소 희생자인 고 전한승군의 영상을 상영하기로 했다"며 "수송초 후배 학생들이 만든 것이라 의미가 더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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