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계단 창고로 쓴 '간 큰 호텔'…연말연시 불조심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강남·중구호텔 불시조사
- 장우성 기자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연말연시 붐비는 호텔 15곳을 불시 소방특별조사해 4곳에서 총 12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4~6일 소방특별조사반 2개조 7명을 투입, 호텔 밀집지역인 중구와 강남구 일대에서 무작위로 불시점검했다.
강남구 A호텔은 2층 음식점 피난계단 부속실에 식자재 적재함, 조리도구 등을 쌓아놔 피난통로 구실을 할 수 없었다. 피난기구인 완강기도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강남구 B호텔은 1, 2, 8층 내 피난계단 부속실에 호텔용 카트와 침대시트를 쌓아둬 제연댐퍼 사용에 지장을 주고, 비상구 통로를 막아 적발됐다.
강남구 C호텔은 방염성능이 없는 커튼을 사용한데다 6층 비상구 및 복도 통로상에 철재 집기류와 청소도구 등을 쌓아놔 불이 나면 대피할 수 없는 상태였다. 화재경보장치를 정지된 채로 방치한 중구 명동 D호텔도 적발됐다.
객실 내부가 외부와 밀폐된 구조, 건물의 경제적 효율성에 무게를 둔 층별 객실배치 등 호텔의 특성상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으면 화재발생 사실을 알리기 어렵다. 호텔 투숙객 대부분이 호텔 내부 피난경로, 대피요령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올해 4월 천안시에서는 모텔에서 담뱃불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한바 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연말연시 파티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촛불 켜놓는 경우도 있고, 음주 후 흡연으로 담배꽁초 처리 부주의 시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숙박시설에서는 촛불 사용, 음주 흡연, 음주 후 취침 시 담뱃불 처리 등에 유의해야 한다. 투숙과 동시에 대피경로를 숙지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인명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올해 10월 현재까지 최근 3년간 숙박시설 화재는 156건이 일어나 사망 7명 등 6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요일별 화재는 목요일 30건으로 가장 많았고 월요일이 가장 적었다.
소방재난본부는 2018년 2월까지 서울시내 객실 수 150개 이상인 대형호텔 104곳,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다중이용시설 164곳, 대형화재취약대상 1228곳, 화재경계지구 21곳, 노인요양시설 345곳을 소방특별조사한다.
정문호 소방재난본부장은 “호텔뿐만 아니라 연말연시를 맞아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을 집중적으로 소방안전점검해 화재위험 요소를 사전 제거 하는 등 다중이용시설 안전관리강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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