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장애 학생 최초 최우등 졸업생 나와

사회학과 13학번 김진영씨…로스쿨 진학 계획
점자책 만드는데 한달, 시험 코앞서 책 받기도

연세대 최초 시각장애인 최우등 졸업자 김진영씨(연세대학교 제공)ⓒ News1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연세대학교에서 개교이래 최초로 시각장애를 가진 학생이 '최우등 졸업자'로 선정됐다.

연세대는 25일 오전 11시 교대 대강당에서 열리는 2017년 8월 학위 수여식에서 사회학과 13학번 김진영씨(23)가 최우등 졸업자 12명 중 1명으로 선정돼 연단에 올라 졸업장을 받게 됐다고 24일 밝혔다.

최우등 졸업자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전체학기 성적이 4.0(만점 4.3) 이상이 되어야 한다. 정규학기(8학기)를 넘어서거나 학사경고를 받아서도 안 되며 수강 철회를 해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런 기준 때문에 매년 10명 정도의 학생만이 최우등 졸업자로 선정됐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망막박리라는 희귀성 눈질환으로 시력을 잃게 된 진영씨는 현재 시각장애 1급으로 빛의 유무만 구분할 수 있다.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공부를 하기 위해선 봉사자들이 타이핑해서 만들어 주는 점자책을 활용해야 했지만 제작 기간만 평균 1달 이상 걸려 중간고사를 보기 일주일 전에 교재가 완성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진영씨는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고 현재는 장애인과 소수자 인권 향상에 공헌하는 일을 하기 위해 로스쿨에 진학에 인권법을 공부할 계획을 하고 있다.

한편 25일 열리는 연세대 8월 졸업식에서는 학사 1213명, 석사 1421명, 박사 366명 연구 과정 4명 등 총 3004명이 졸업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연세대는 일제강점기 시절 신사참배 강요와 고문 속에서도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다가 1944년 순교한 주기철 목사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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