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톡톡] 기모노 입는 게 근대문화역사거리 체험?
-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페이스북에 '인생샷을 위한 색다른 의상대여'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화제다.
이 게시물이 소개한 여러 장소 중 ‘포항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를 소개한 부분이 문제였다.
이 게시물은 이곳에서 기모노와 유카타를 대여할 수 있다면서 “기모노, 유카타를 입고 근대문화가 느껴지는 거리를 거닐자”라고 소개했다. 이 거리의 한 상점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기모노와 유카타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누리꾼들이 기모노를 입은 모습을 보면서 "예쁘다"며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다른 누리꾼들은 관련된 게시물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뭔 놈의 유카타가 우리나라 근대문화냐. 일제강점기가 우리나라 근대문화냐. 무슨 생각이 없나?”며 근대문화체험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옷을 입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기모노 입는 걸 가지고 뭐라 하는 게 아니라 근대문화역사거리라는 곳에서 입는 게 잘못되었다는 겁니다. 입을 장소가 따로 있지… 가뜩이나 위안부 문제 때문에 날서 있는데…”라며 기모노를 입는 행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근대문화역사거리’라는 장소에서 입는 것이 부적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는 역사교육과 관광자원 마련을 위해 2010년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던 가옥들을 포항시가 매입해 조성한 거리다.
지난 10월 8일 경북일보 보도에 따르면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에 대해 그 명칭과 운영방식에 대한 지적은 이전부터 계속되어 왔다. 먼저 ‘근대문화역사거리’라는 명칭부터 일제식민치하의 아픔을 되새기기 위한 ‘역사현장교육’이라는 최초 목적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문제는 일제 강점기 시대가 미화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경북일보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말을 빌려 “포항시가 일본인가옥거리만 조성하고, 역사적 아픔에 대해서는 제대로 언급하지 않은 채 일본문화만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의 원인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청 관계자는 “본래 거리를 조성한 취지는 어떤 역사적 해석을 떠나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 있었다”며 “논란이 되었던 부분은 시청 측에서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나 개인 사업자에 대해 강제로 하지 말라고 제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시 입장에서는 상인들이 스스로 자제해 주길 바라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해당 업체 대표는 “우리가 하고 있는 건 민간 한·일 문화교류의 하나다. 기모노, 유카타뿐만 아니라 한복도 대여하고 있다”며 “한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찾아와 문화교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업체 대표는 “최초에 시에서 일본인 거리를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제대로 된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거리를 만들어 놓았지만 돈이 되지 않고 사람들이 오지 않아 입주하는 업체들이 없었다”며 “지역을 살려보자는 심정에서 적자가 나더라도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적인 사업인 데다, 지역을 위해 일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비판하는 것에 대해 답답한 심정이다”라고 밝혔다.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근대문화역사거리’라는 명칭과 거리조성 취지에 대해 시청과 상인, 누리꾼들이 서로 다른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 때문으로 추측된다. 서로에 대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정책적인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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