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톡톡] 페북 페이지 ‘좋아요’ OO만개, 130만원에 거래?
- 김태헌 인턴기자
(서울=뉴스1) 김태헌 인턴기자 = 모바일 잠금화면 플랫폼 '캐시슬라이드'가 지난 3월 사용자 127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전체 응답자 중 61.8%는 하루에 2~3회 SNS를 접속한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50.4%가 페이스북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로 꼽았다.
직장인 김모(26) 씨는 평소처럼 페이스북을 하던 중 이상한 게시글을 발견했다. 자신이 팔로하지 않은 페이지의 광고성 게시글이 자신의 담벼락에 올라왔던 것. 알고 보니 김씨가 팔로했던 스포츠 관련 페이지가 성격을 바꿔 마케팅 페이지가 되어 있었다. 김씨는 곧바로 해당 페이지 팔로를 취소했다.
스마트폰 사용자 대다수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과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던 페이스북이 이제는 각종 정보를 얻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단으로 변화했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그런 추세를 반영한 시스템이다. 사람들은 재미있는 사진이나 글, 동영상을 올리는 페이지를 '좋아요'를 눌러 팔로한다. 팔로우한 페이지의 콘텐츠는 자신의 페이스북 화면 상단에 노출되는 메커니즘이다.
유명 페이스북 페이지는 수만, 수십만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 페이지를 본격적으로 사고파는 행위까지 이뤄지고 있다.
지금 페이지에서 무심코 누른 '좋아요'가 누군가의 수익 모델이 되는 것이다.
포털이나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페이스북 페이지 매매'를 검색하면 페이지 거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페이지 가격은 얼마나 많은 팔로워를 거느렸느냐에 따라 다르다. 보통 좋아요 1개당 10~20원에 거래된다. 10만 이상의 페이지는 그 값이 더 오른다.
한 마케팅 업체가 제시한 가격표에 따르면 좋아요 15만개를 확보한 A 페이지의 광고 단가는 건당 100만원에 달했다. 단가는 좋아요 개수가 올라갈수록 더 비싸다. 페이스북 페이지가 실제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판매 목적으로 사람들의 '좋아요'를 모으는 '전문업자'들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이들은 '좋아요'를 모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최근 떠오르는 방법의 하나는 '현금 이벤트'다. 페이지 '좋아요'를 클릭한 후 게시글에 댓글을 남기면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의 현금을 보내 주겠다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누가 이런 유혹에 넘어갈까 싶지만, 실제로 현금 이벤트는 가장 강력한 '좋아요' 몰이 수단으로 각광 받는다. 이들은 동업자 간 현금을 이체한 후 그 기록을 올리며 현금 이벤트가 '진짜'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
페이지 거래 행위 피해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기방지사이트 '더치트'에는 페이스북 페이지 거래 피해 사례가 수십 건 게시되어 있다. 마케팅 방법의 하나로 굳어진 페이스북 페이지가 범죄 행위 수단이 돼 버린 것이다.
페이지 거래는 개인신상을 공개하거나 사업자 등록이 되지 않은 채 개인과 개인 사이의 거래다. 전문가들은 "보통 페이지 거래가 '카톡 아이디'만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기를 당하더라도 어떤 종류의 보상을 받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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