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8년 만에 새끼기린 '엘사' 탄생

지난 7월 어려움 딛고 태어나…24일 일반에 공개

서울대공원 새끼 기린 '엘사' ⓒ News1

(서울=뉴스1) 고유선 기자 = # 지난 7월9일 오후 서울대공원의 8살짜리 암컷 기린 '환희'가 출산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담당 사육사들은 환희를 출산을 위한 틀로 이동하도록 유도했다.

진통을 시작한 환희의 산도를 통해 새끼 기린 '엘사'의 앞 발 한쪽이 나왔지만 머리가 걸려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태반과 새끼 기린이 분리, 영양과 산소 공급이 중단된 상태였다.

수의사는 직접 환희의 산도(産道)에 손을 집어넣어 앞 발을 바로 잡았다. 수의사와 사육사 8명은 약 한 시간동안 엘사를 잡아당겨 출산을 도왔다.

우여곡절 끝에 엄마 뱃속에서 엘사가 나왔지만 엘사는 태어난 지 3시간이 지나도록 일어서지도 못하고 앞다리가 접힌 상태로 앉아만 있었다. 야생에서 새끼 기린은 출산 후 25분 정도면 혼자 서서 걸을 수 있다.

이대로 두면 혈액순환 장애와 다리 관절이 굳어 영구장애가 올 수 있었다. 사육사는 어미와 엘사를 분리시켜 두 시간여동안 엘사를 품에 안고 세우기를 수 차례 시도했고 엘사는 결국 혼자 설 수 있었다.

23살의 제우스(1992년생)와 8살 환희(2007년생) 사이에서 태어난 엘사는 8년 만에 서울대공원에서 탄생한 수컷 기린이다. 환희도 8년 전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났다.

서울동물원은 '삼복더위에 태어나 더위에 지치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라'는 의미로 새끼 기린에게 영화 '겨울왕국'의 주인공인 '엘사'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생후 77일이 지난 현재 엘사는 건강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으며 9월 초부터는 관람객이 적은 오전 시간대 1~2시간씩 어미와 함께 야외 방사장에 나와 기존 무리들과 합류하는 적응 훈련을 거치고 있다. 24일부터는 일반에 정식 공개된다.

노정래 서울동물원 원장은 "많은 직원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희생으로 엘사가 탄생했다"며 "서울동물원은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한민국 대표 동물원으로 동물 종보전과 동물복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