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속 틀린 맞춤법] 뇌물인 ‘검은돈’은 왜 붙여쓸까?

4월 3일 검찰에 출석한 故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 그가 자살하면서 남긴 '성완종 리스트'는 여의도를 넘어 청와대까지 강타했다.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진 인턴기자

1. '검은 돈'과 '검은돈'

최근 '성완종 리스트'가 알려지면서 정치인과 기업인 사이의 '검은돈'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검은 돈'이라고 띄어 쓰면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붙여서 쓰는 '검은돈'은 비자금이나 떳떳하지 못한 돈이지만 띄어 쓰는 '검은 돈'은 말 그대로 색깔이 까만 돈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큰 딸'과 '큰딸'이 있다. 붙여쓰면 '장녀'라는 뜻이지만 띄어쓰면 '키가 큰 딸'을 의미한다. 띄어쓰면 글자 그대로를 뜻하지만, 붙여쓰면 의미가 달라진다.

2. 울그락불그락(X) → 붉으락푸르락(O)

화가 나서 얼굴빛이 변할 때 흔히 '울그락불그락'이라는 말을 쓴다. '짙고 옅은 여러 가지 빛깔들이 야단스럽게 한데 뒤섞인 모양'을 뜻하는 부사 '울긋불긋'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는 사전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로, '붉으락푸르락(몹시 화가 나거나 흥분하여 얼굴빛 따위가 붉게 또는 푸르게 변하는 모양)'을 쓰는 것이 옳다. 이밖에 '누르락푸르락'. '누르락붉으락', '푸르락누르락' 등을 쓸 수 있다.

3. 눈을 지긋이(X) 감고 → 지그시(O) 감고

연예인들의 셀카나 지압법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눈을 지긋이 감다', '눈을 지긋이 누르다'라는 표현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 이는 '눈을 지그시 감다'의 잘못된 표현이다. '지그시'는 '슬며시 힘을 주는 모양', '조용히 참고 견디는 모양'이며, '지긋이'는 '나이가 비교적 많아 듬직하게'를 의미한다. 눈은 '지그시' 감고, 나이는 '지긋이' 드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4. 단촐하다(X) → 단출하다(O)

차림이 간편함을 표현할 때 흔히 쓰는 '단촐하다'의 바른 말은 '단출하다'다. '단출하다'는 '식구나 구성원이 많지 않아 홀가분하다', '일이나 차림이 간편하다' 뜻하는 표준어다. '조촐하다'라는 단어가 있어서 '단촐하다'로 잘못 쓰는 것 같다.

※ 조촐하다: 아담하고 깨끗하다, 행실 따위가 얌전하다, 호젓하고 단출하다.

5. 주구장창(X) → 주야장천 (O)

무언가를 쉬지 않고 할 때 '주구장창'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이는 '주야장천(晝夜長川)'의 잘못된 표현이다. 이밖에도 사자성어가 변형·와전된 사례는 많다. 대표적으로 홀홀단신(바른 말은 혈혈단신·孑孑單身), 절대절명(절체절명·絶體絶命), 포복졸도(포복절도·抱腹絶倒)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6. 굳은살이 배기다·박히다(X) → 박이다(O)

굳은살은 무조건 '박이다'를 써야 한다. '박이다'는 '어떤 버릇이나 생각·습관·태도가 몸에 배어 있다', '신체의 어떤 부위에 끼거나 붙어 있음'을 나타낸다. 반면 '박히다'는 '박다'의 피동으로 '꽂히거나 박음을 당하다', '어떤 모습이나 생각 따위가 새겨지다'를 뜻한다. '배기다'는 '참기 어려운 일을 잘 참고 견디다', '어떤 동작을 꼭 하고야 맒'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각각 '~하는 버릇이 몸에 박이다', '가시가 손에 박히다', '~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다' 등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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