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오는 요우커④]대학가는 '차이나타운?'…늘어나는 중국 유학생, 엇갈리는 명·암

"케이팝 좋아서", "가까워서" 한국 오는 중국 유학생 5만5000명
한국학생은 중국인 큰 목소리에 잠 설치고 중국학생은 한국사장에 '알바비' 떼이고
"국제화지수 높이려 무차별적으로 유학생 받는 세태 고쳐야" 지적도

(서울=뉴스1) 박현우 기자 = 대학가에도 이미 중국 유학생들이 넘쳐나고 있다. 한국 대학으로 유학온 외국인 중 중국인 비율은 다른 모든 국가의 유학생을 합한 것보다도 높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31일 기준 유학·한국어연수 등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총 8만9000여명인데 중국인(5만5000명) 비율은 61%에 달한다.

중국 학생들에게 한국 대학이 '매력적'인 건 '한류'와 지리적 장점 등 때문이다.

중국인 H(21·여·대학생)씨는 "원래 미국으로 유학을 가려고 했는데 케이팝을 접하고 난 뒤 한국에 오고 싶어졌다"며 "물가도 싸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도 한국의 대학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이 유학오는 것은 국내 대학으로서는 환영할 일이다.

서울 시내 한 대학 관계자는 9일 "외국인 학생이 많이 들어오면 대학 평가 국제화지수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때문에 등록금을 지원해 주며 중국 학생들을 데려오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런 배경까지 겹쳐 중국인 유학생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 그에 따른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성균관대에 다니는 이모(24)군은 "학교 쪽문 쪽에 중국 학생들이 많이 모여사는데 쪽문을 나서는 순간 여기가 한국인지 중국인지 헷갈릴 정도로 중국어가 많이 들려온다"고 말했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한다는 그는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자려고 누우면 가끔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중국인들의 말소리가 너무 큰 경우가 있다. 한국인에 비해 (중국인들의)목소리 톤 자체가 커서 그런지 잠을 못 이룰 때가 많다"며 "등하교길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보행중 흡연을 하는 경우도 많이 봤는데 걸어가다가 담배연기때문에 불쾌한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근처에 살고 있는 회사원 김모(28)씨도 "출근 때문에 일찍 자야되는데 중국어로 시끄럽게 떠들어서 잠을 못 잘 때가 많다"며 "동네에서 중국인들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을 보면 위화감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의를 들을 때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아 조발표 등에서 같은조가 되면 한국인과 할 때보다 배로 힘들다는 속사정도 있었다.

한양대에 재학 중인 이모(22·여)씨는 "영어 스피치라는 수업에서 조별로 발표를 하게 됐을 때 중국인들과 같은 조가 됐었는데 의사소통이 되지않아 힘들었다"며 "영어 스피치 수업이라 한국인들도 영어에 대해서는 같은 입장인데 중국 유학생들이 책임감을 보이지 않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편의점이나 식당 같은데에서 중국 유학생들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것도 한국 학생들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늘어나는 중국 유학생들로 한국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처럼 비치기도 하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한국에서 생활하며 피해를 본 중국 유학생들도 많았다.

대학생 H(21·여·중국인)씨는 올해 초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있는 맥주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아르바이트비를 일부 받지 못했다고 했다.

H씨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 전에 알바비의 10%를 3개월 뒤에 주겠다고 했는데 3개월이 지나자 사장님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으니 줄 수 없다'며 15만원 정도를 주지 않았다"며 "중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사장님에게 무시 당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 유학생 K씨(21·여)씨는 "학교 수업 중 팀플레이 같은 걸 하면 우리도 열심히 참여하고 싶은데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우리도 미안하고 스트레스 받는다"며 "노력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한국 학생들이 뒤에 가서 우리에게 뭐라고 그러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했다.

중국 유학생들 중에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학생도 있었다.

중국인 L(22·여·대학생)씨는 "일부 교수님들이 (중국 학생에게)좋은 성적을 주지 않는 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학생 본인의 문제인 것 같다"며 "또 내 생각에도 중국인들이 말을 너무 크게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은 고쳐야할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오수형 서울대 중문과 교수는 "자라온 문화의 차이도 있고 일부 중국 유학생들 중에는 우리나라보다 질서가 잘 지켜지지 않는 환경에서 자라온 학생들도 있을 수 있다"며 "한국 학생이든 중국 학생이든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일반적인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고 중국 유학생들도 한국에 오면 현지 풍속을 잘 따르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 입학처장 배영찬 교수는 "국제화지수 등을 높이기 위해 등록금을 면제해 주거나 반값 등록금 혜택을 주며 경쟁적으로 중국 유학생을 유치하려고 하는 세태는 잘못된 것"이라며 "중국 당국으로부터 국비를 지원 받아 한국 대학 등록금을 전액 내면서 '진짜로 공부를 하기 위해' 오는 학생들을 더 적극적으로 데려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