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혼율, 1950년대 13.6배…아시아 '최고'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조사 결과, 2003년 한국 최고치 기록
협의이혼, 2003년 이후 감소 "이혼숙려제도 도입 영향"

기간별 이혼건수 및 조이혼율.(통계청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한국의 이혼율이 2000년대들어 1950년대 대비 13.6배 증가하는 등 큰 폭으로 늘어 아시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조사·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곽배희)가 6일 배포한 '한국의 이혼율 연구 Ⅳ(2000~2010)'에 따르면 2000~2010년 한국의 평균 조이혼율(전국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은 2.72로 1951~1959년 0.20에 비해 무려 13.6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조이혼율은 1980년대 이후 급격히 증가해 1990년 2.08, 2002년 3.12 등을 넘어 2003년에는 최고치인 3.54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조이혼율이 가장 낮았던 1951년 0.08에 비하면 무려 44.3배나 증가한 수치다.

이혼건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직후인 2000년대 초반부터 증가했지만 부동산 경기가 잠시 회복되던 2000년대 중반에는 감소했고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자 다시 증가했다.

아시아 각국과 비교해 볼 때도 한국의 조이혼율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엔 인구통계연감에 따르면 한국의 조이혼율은 1987년에 일본보다 1.4배 낮았지만 1996년부터 일본보다 높아져 현재 아시아에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협의이혼은 지난 2003년 이후로 계속 감소 추세를 보였다.

상담소는 "2005년에 협의이혼 전 상담과 이혼숙려기간 제도 도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하루 만에 가능했던 협의이혼 절차가 까다로워져 미성년 자녀양육 문제, 재산 문제 등에 대해 좀 더 신중을 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000~2006년까지 재판상 이혼청구는 여성(61.8%)이 남성(38.2%)보다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상 이혼의 원인은 배우자의 부정(47.1%)이 제일 높았고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부당한 대우(25.0%), 악의의 유기(11.2%), 자기의 직계존속에 대한 부당한 대우(6.3%) 등 순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재판이혼뿐만 아니라 협의이혼까지 분석대상에 포함시킨 2007년부터는 성격차이(47.5%)가 제일 많았고 기타(17.0%), 경제문제(13.8%) 등 다음으로 배우자의 부정(8.3%)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연구에는 상담소의 이혼상담 분석도 포함됐다.

상담소에 따르면 2000~2010년까지 이혼상담은 여성이(86.2%)로 남성(13.8%)에 비해 약 6.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혼인생활 기간별로는 5년 미만인 경우도 22.0%를 차지해 혼인 초기에 이혼을 고려하는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인생활 기간이 31년 이상인 경우도 1987년(1.1%)에 비해 약 10.1배가 증가해 노년층의 이혼상담 비중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편 2000~2010년 평균 조이혼율은 제주지방법원 관할지역이 3.36으로 가장 높았고 대구가 2.30으로 가장 낮았다. 제주 이외에는 인천 3.25, 부산 2.89, 서울 2.88, 춘천 2.70 등 순이었다.

dhspeop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