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대학가에 확산

동국대 학생 100여명 '안녕들…' 성토대회 참여
"함께 목소리 내고 소통하는 분위기 만들고 싶어"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앞에서 열린 '안녕하지 못한 동국인들의 안녕들하십니까 성토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다. 2013.12.17/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고려대학교의 한 학생이 교내 게시판에 '안녕들하십니까' 제목의 대자보를 올려 시작된 대학생들의 사회참여 움직임이 주변 대학생들에게도 퍼지고 있다.

동국대학교 학생들은 17일 오후 5시께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앞에서 '안녕들하십니까' 성토대회를 열고 "철도민영화, 밀양송전탑, 시간제교사 등의 사회적 이슈에 학생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 행사를 기획한 정성인(25)씨는 "기말고사 기간이라 행사를 기획한다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세상에서는 시험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며 "고려대 대자보 이후 주말부터 교내 학교 게시판 등을 통해 학생들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북한학과에 재학중인 김희정씨(19)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벌어도 학자금 대출이 800만원을 넘고 겨울에 난방비 때문에 보일러를 제대로 틀지 못한다"며 "청춘이니까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어느 나라의 고문방식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유로운 소통의 공간이며 꿈을 실현하는 공간이 돼야 할 대학이 취업의 공간으로 변하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며 뒤돌아보면 낙오자가 되는 각박한 현실 때문에 경쟁에 시달리며 공부해야 하는 자신의 모습이 안녕하지 못하다고 소개했다.

이날 성토대회에는 밀양 주민 구미현씨(64)와 김옥희씨(59)도 참석해 대학생들이 밀양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들은 "송전탑만 바라보면 절망스럽지만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희망을 주셔서 살고 있다"며 "밀양을 향한 대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을 주민들에게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안녕들하십니까'의 주인공 주현우씨(27)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우리가 안녕하지 못하다고 말해야 비로소 안녕할 수 있게 된다"며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당당하게 해라. 이 자리의 주인공은 여러분"이라고 동국대 학생들을 응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동국대 학생 100여명이 함께해 대학생들이 우리 사회에 당당하게 의견을 표출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재학생들의 준비된 발언 이외에 일부 학생들은 현장에서 즉석 발언을 통해 각자 자신의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소개한 뒤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던 답답함들을 쏟아내기도 했다.

학생들은 떨어질 줄 모르는 등록금 문제, 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는 아르바이트, 철도민영화로 인한 요금 인상, 시간제 교사 확대로 인한 비정규직 증가 걱정 등 자신의 생활 속에서 겪는 문제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행사가 끝난 후 이번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돼 소통이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A4 용지에 '안녕한지' 여부와 그 이유를 적어 '동국,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에 올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현재 전국 100여개의 대학들에 '안녕하십니까', '안녕들하십니까'의 대자보가 붙어 있으며 오는 19일에는 서울대학교에서 같은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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