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서울 도심서 진보·보수 동시 집회(종합)
박근혜 정권 규탄 비상시국대회 2만명 집결..."심판론"
청와대까지 행진 시도...경찰, 시위대에 물대포 쏘기도
보수단체 3000명 '종북세력 척결 국민대회' 맞불 시위
- 권혜정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한국진보연대 등 100여개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규탄 비상시국대회 준비위원회'는 7일 서울역 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규탄 비상시국대회'를 열고 현 정권 심판론을 주장했다.
이날 비상시국대회에는 경찰 추산 1만1000여 명(주최측 추산 2만명)이 참석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37중대 1만 여명의 경찰을 투입했다.
준비위는 "박근혜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고 국민의 힘으로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찬 바람을 맞으며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지 1년, 민주주의는 파괴되고 약속된 민생 공약은 파기됐다. 이 땅의 평화가 위협받는 참담한 현실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음지에서 일한다는 국정원과 선출되지 않은 청와대 비서실장이 정치의 전면에 등장해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무단 공개하는 일이 자행되고 있다"며 "또한 있지도 않은 '내란음모'죄를 조작해 국민이 뽑은 정당을 강제로 해산하려고 한다"고 역설했다.
또 "전교조는 법의 보호 밖으로 내쫓기고 관권선거 물타기로 공무원 노조가 압수수색을 당하고 국민의 비판이 '종북'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이 정권은 '유신'을 원하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준비위는 "대선 당시 이 정권이 국민 앞에 약속했던 민생 공약들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다"며 "재벌의 횡포에 신음하는 민중을 위한다며 공약된 경제민주화는 1년도 안돼 '성장'과 '투자' 등의 친재벌 구호로 대체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초 연금과 4대 중증질환 국가 책임, 쌍용차 국정조사, 반값등록금 등을 위한 공약은 무기한 연기되거나 후퇴했다"며 "이로 인해 노동자와 농민, 빈민의 생존권은 또다시 벼랑 끝에 섰다"고 덧붙였다.
준비위는 "박근혜 정권 1년 만에 유신이 돌아왔다"며 "재벌들의 무법천지와 분단과 냉전이 돌아왔다"며 "비상 시국이다. 국민이 수십년 투쟁으로 일궈낸 역사들이 백천 간두에 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대로는 못살겠다"며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자"고 촉구했다.
이날 무대 위에 선 경상남도 밀양 단장면 용회마을의 한 주민은 "밀양에는 인권이 실종됐다"며 "지금까지 밀양송전탑 반대를 위해 농성장에 나선 주민 중 73명이 병원 신세를 졌고 53명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은 밀양에서 즉각 철수하고 밀양 송전탑에 대한 공사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용산참사 유가족 역시 "한 달 뒤면 용산참사 5주기지만 진실을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용산 참사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이어 "용산참사 희생자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은 거짓이었다"며 "거짓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대통령과 정부는 우리의 대통령도, 정부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 지부 측도 "이 땅의 공공의료가 사라진 지 284일째를 맞이하고 있다"며 "공공의료가 시민의 마음 속에서 사라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또한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16대 대통령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라고 말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이 정권을 차지한 이 나라는 '박근혜의, 박근혜에 의한, 박근혜를 위한 나라'다"고 현 정부를 공격했다.
준비위는 이날 시국대회에서 ▲총체적 관권부정선거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특검 도입 ▲비정규직 철폐·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원청사용자성 인정·시간제일자리 확산 중단 ▲노조파괴 삼성그룹 규탄·최종범열사 투쟁승리 ▲연금 개악 중단·기초연금 공약 이행 ▲환태평양경제파트너쉽(TPP) 추진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전교조 설립취소 철회 ▲관권부정선거 물타기 공무원노조 탄압 중단 ▲철도 가스 전력 수도 민영화 저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철회·해고자 복직·정리해고법 철폐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탈핵중심 에너지 정책 수립 ▲위헌적 정당파괴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저지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 ▲용산참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해직언론인 복직 언론공공성 회복 조치도 촉구했다.
준비위는 이같은 요구안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약 1시간 가량 "박근혜가 책임져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서울역 광장에서 시청역을 지나 을지로입구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청와대로 향하려던 시위대는 경찰에 막히자 을지로입구에서 거리집회를 벌이며 "오늘의 투쟁이 끝이 아니다"며 "앞으로의 투쟁에 연대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약 30분 여의 집회를 끝낸 준비위 중 일부는 종로 3가 쪽으로 또 다른 집회를 위해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이 해산 명령을 요구하며 시위대에 물대포를 쏘기도 했다.
이후 시위대 일부는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23차 범국민 촛불대회'에 참석했다.
준비위는 이날 비상시국대회에 앞서 중구 연세세브란스빌딩과 서초구 삼성본관, 서대문구 독립문공원 등 서울 곳곳에서 사전 집회를 열었다.
이에 경찰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준비위는 경찰이 신고 집회를 최대한 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신고된 내용대로 시위를 진행하지 않고 행진로를 이탈해 주요 교차로 및 도로를 약 80분 가량 점거, 도심권에 극심한 교통 불편을 초래했다"며 "자진해산 경고를 했으나 시위대가 이에 불응하자 불가피하게 물대포를 사용해 강제 해산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시위 주최자와 장시간 불법행위 가담자를 끝까지 추적해 사법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상시국대회가 열린 시각 보수단체들은 종북세력 척결을 주장하는 맞불 시위를 벌였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 등 보수단체들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반국가 종북세력 척결 16차 국민대회'를 열고 "입헌 정부를 헐뜯는 반역세력을 엄단해야 한다"며 "종북세력을 타도하자"고 맞섰다.
이날 국민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00여 명의 경우회 회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북한의 급변사태 등 외교와 안보 위기에 직면한 한국에선 국가정보원의 임무가 막중하다"며 "국정원 개혁은 정쟁 흥정의 대상이 아니며 하루 빨리 정상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대착오적 반민주 독선적 망상에 사로잡힌 정의구현사제단 등 반국가 종북종교세력은 억지와 강짜를 저지르고 있다"며 "관용 말고 발본색원해 법치를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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