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노조, 8일째 김석기 사장 '저지' 농성

노조·용산참사 유족, 사장 취임식 예상 "강경투쟁"
한국공항공사 "14일 취임식은 애초 일정에 없어"

한국공항공사노조가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김석기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2013.10.1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현우 기자 =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14일 '김석기 낙하산 사장 저지를 위한 천막 농성 투쟁'을 8일째 이어갔다.

노조는 당초 김석기 신임 사장의 취임식이 이날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강경투쟁을 예고했지만 공항공사에 따르면 취임식은 이날 열리지 않을 계획이다.

이상무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은 이날 오전 공항공사 앞에서 "김석기 사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서울경찰청장으로 있을 때 재벌의 사익을 위해 국민의 목숨을 빼앗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며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려고 하지 않는다는 게 검증된 사람이 국민의 기관장에 임명되는 걸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희주 용산진상규명위원회 대표도 "공기업 낙하산 사장 관련 투쟁을 많이 했지만 김석기 사장 임명과 관련한 이번 투쟁은 다르다"며 "학살 주범인 김석기를 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했다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석기 만큼은 사장이 아니라 아예 여기로 접근조차 하지 못하도록 끝까지 함께 하자"면서 "작은 정의가 살아있는 투쟁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독려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종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인사 참사 기록에 하나를 추가하도록 하자. 반드시 김석기 사장 임명 철회 이끌어 내자"며 "자진 사퇴 이끌어낼 때까지 지치지 말고 끝까지 힘을 모아 반드시 이뤄내자"고 주장했다.

연사로 나선 최강석 공공운수연맹 서울본부 사무처장도 "비전문가일 뿐더러 용산참사의 주범인 김석기가 사장으로 취임하면 업무 외 일들을 더 많이 하고 다닐 것"이라면서 "부도덕 부적격 김석기는 집에 가서 애나 봐라"고 비꼬았다.

현장에서 만난 용산참사 유가족 유영숙씨는 "(김석기 사장은) 2009년 살려고 내려온 사람들을 무참하게 학살했다"며 "그렇게 학살을 저지른 사람이 국민의 기관 사장이 된다면 노동자들을 용산참사 희생자처럼 학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토부와 기획재정부는 지난 4일 서면결의 형태로 주주총회를 열어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한국공항공사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공항공사 노조는 내정 뒤 7일부터 공항공사 앞에서 '김석기 사장 취임 저지'를 위해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7일 오후 5시께 공항공사 안으로 들어오려는 김석기 사장을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사측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의 진입 저지로 김 사장은 공항공사에 아직 한 차례도 정식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김경화 공항공사 홍보실장은 "14일 취임식은 애초부터 일정에 없었다"며 "정식으로 임명된 공항공사 사장의 취임식을 외부공간에서 열거나 뒷꽁무니로 본사에 진입해 몰래 여는 식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w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