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마지노선 1.5도 붕괴 불가피…탄소중립 넘어 순흡수 필요"

UN환경계획, 1.5도 초과 최소화 보고서 발간

9·19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지구를 불태우는 폭주를 멈춰라' 선포식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6.8.19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기후위기 대응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향후 수년 안에 넘어설 전망이다. 특정 연도의 평균기온이 일시적으로 1.5도를 넘는 것을 넘어, 장기적인 지구온난화 수준 자체가 1.5도를 초과하는 단계가 가까워졌다는 의미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상승폭이 1.8도까지 높아진 뒤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를 넘어 배출량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하는 순흡수 단계까지 가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일(현지시간) 공개한 '1.5도 초과 최소화'(Limiting Overshoot) 보고서에서 1.5도 초과 폭과 기간을 최소화한 뒤 다시 1.5도 아래로 기온을 낮추는 '초과-정점-하강'(overshoot, peak and decline) 경로를 남아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제시했다.

보고서가 분석한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은 산업화 이전보다 1.8도 높은 수준에서 정점을 찍는다. 다른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는 최고 상승폭이 2도를 넘는다.

UNEP 관계자는 "1.5도를 넘어선 뒤에는 온도가 0.1도라도 더 오르고 초과 상태가 1년이라도 길어질수록 기후 위험과 피해가 커진다"고 경고했다. 극한기상이 심해지고 생태계 손실이 확대되며 군소도서국과 저지대 해안도시가 물에 잠길 위험도 높아진다. 인간 건강과 식량안보, 물 공급, 자연생태계, 도시, 기반시설과 경제에도 심각한 피해가 예상됐다.

기온 상승폭이 커지고 1.5도 초과 기간이 길어질수록 급격하고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의 임계점을 넘어설 가능성도 커진다. UNEP는 대형 빙상의 불안정,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 대서양 자오선 역전순환(AMOC) 교란을 대표적인 위험으로 제시했다.

UNEP는 온실가스를 즉각적이고 지속적으로 줄여 최고 상승폭을 최대한 낮추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넷네거티브', 즉 순배출량을 마이너스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림 조성 등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저장하는 이산화탄소제거(CDR)가 이 과정에서 필수적인 수단으로 제시됐다.

다만 CDR이 기존 온실가스 감축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UNEP는 최고 온난화 수준을 2도보다 충분히 낮게 억제하고 남아 있는 잔여배출도 최대한 줄여야 CDR을 활용해 다시 1.5도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CDR을 책임 있게 확대하려면 환경적 건전성과 형평성, 사업 규모 등을 관리할 강력한 제도도 필요하다고 봤다.

넷제로 역시 최종 목표가 아니라 순흡수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중간 지점으로 규정했다. 즉 온실가스 배출과 흡수를 같게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이후에는 대기에서 제거하는 양이 배출량보다 많아져야 이미 높아진 지구 평균기온을 다시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감축과 함께 기후적응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을 활용한 냉각처럼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 효과를 함께 낼 수 있는 정책을 우선하고, 기존의 점진적인 적응에서 벗어나 갑작스럽거나 비선형적으로 발생하는 기후위험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적응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온을 다시 1.5도 아래로 떨어뜨리더라도 모든 피해가 원상복구되는 것은 아니다. UNEP는 이미 수년간 대응이 지연된 만큼 되돌릴 수 없는 손실과 영구적으로 달라진 환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역 주민은 거주지를 옮기거나 생계수단 자체를 바꿔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