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사우델'도 못 뚫었다…한반도 막아선 '폭염 고기압'
태풍 4개 발생했지만 韓 직접 영향 없어…사우델도 서쪽으로
태풍 밀어낸 고기압에 韓 더위 '기세'…수도권·충청 폭염 격상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한반도 주변과 서태평양에서 태풍 4개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현재 예상경로상 한국에 직접 영향을 줄 태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강한 제18호 태풍 '사우델'도 한반도에 폭염을 몰고 온 북태평양고기압에 밀려 북상하지 못하고 남쪽 가장자리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해 동중국해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태풍의 길을 막은 북태평양고기압은 한반도에는 폭염과 열대야를 몰고 와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사우델은 이날 오전 9시 일본 남쪽 해상(북위 23.9도, 동경 136.4도)에서 중심기압 935hPa, 최대풍속 초속 49m의 강도 4로 서북서쪽으로 시속 34㎞씩 이동하고 있다. 강풍반경은 410㎞, 폭풍반경은 110㎞다.
사우델은 최대풍속 초속 49m의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서북서진하겠다. 25일 오후에는 최대풍속 초속 45m로 오키나와 부근을 지날 전망이다.
한때 제주 등 국내 일부 지역에 태풍 영향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사우델은 오키나와를 통과한 뒤 27일께 동중국해를 가로질러 중국 쪽을 향할 전망이다. 28일에는 서남서쪽으로 방향을 더 틀 것으로 예상돼 국내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이는 최근 한반도 주변의 기압 배치 영향 때문이다. 최신 지상일기도에 따르면 사우델 북쪽과 일본 동쪽에는 고기압이 공고하게 자리했고, 태풍은 그 남쪽 가장자리를 따라 서북서진하고 있다. 중국 북동부와 한반도 북쪽으로는 저기압과 기압골이 지나고 있지만 사우델이 위치한 위도까지 깊게 내려오며 '태풍이 북상할 길'이 나진 않았다.
만약 북쪽 기압골이 고기압의 서쪽 경계를 허물었다면 태풍이 북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런 기압 배치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기상청도 사우델의 진로를 좌우할 변수로 북태평양고기압의 강도와 위치, 북쪽 기압골의 이동 속도, 태풍 자체의 발달과 이동을 꼽았다.
이날 제21호 태풍 '앗사니'가 발달하며 동아시아엔 활동 중인 태풍이 4개가 됐다. 그러나 현재 예상경로상 이들 태풍 모두 한국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제19호 '나라'는 이날 오전 9시 중국 남부 인근(북위 20.4도, 동경 107.5도)에서 중심기압 990hPa, 최대풍속 초속 24m의 강도 1로 매우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26일 오전에는 최대풍속 초속 15m의 열대저압부로 약해질 전망이다.
제20호 '개나리'는 대만 서쪽(북위 24.6도, 동경 119.2도)에서 최대풍속 초속 18m로 북진하고 있다. 이날 밤에는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돼 역시 국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
이날 새로 발생한 앗사니도 한반도와는 거리가 있다. 오전 9시 기준 북위 15.2도, 동경 137.2도에서 중심기압 998hPa, 최대풍속 초속 18m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25일 오전 북위 19.7도, 동경 137.7도까지 올라오지만 같은 날 밤 북위 22.0도, 동경 135.6도 부근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해질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결국 네 태풍 가운데 한국 주변 기압계와 직접 연결해 볼 필요가 가장 큰 것은 사우델이다. 나머지 세 태풍은 각각 남중국해와 대만 부근, 일본 남쪽 먼 해상에서 약화할 전망이어서 현재 기상청이 예상하는 진로에는 한국 접근 가능성이 포함돼 있지 않다.
태풍들은 비껴가지만, 북태평양고기압은 한반도에 무더위를 남기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 동남·동북권을 비롯해 경기 김포·하남·광주, 강원 강릉·동해·삼척, 충남 공주·청양·보령, 경북 구미·예천, 경남 통영 등 곳곳의 폭염특보를 경보로 강화했다.
이에 따라 서울은 동남권과 동북권에 폭염경보, 서남권과 서북권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수도권에서도 폭염특보가 광범위하게 발효됐다. 경기 남부와 충청, 호남, 영남에서도 다수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져 있고 그 밖의 상당수 지역에도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와 남부 해안 등을 중심으로 열대야주의보도 발효 중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은 이달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27일부터 9월 2일까지 전국이 대체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며 구름이 많은 날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침 기온은 19~25도, 낮 기온은 28~34도로 평년보다 높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올라 무덥겠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
다만 해상에서는 태풍의 직접 영향과 별개로 높은 물결에도 주의해야 한다. 기상청은 25일 새벽 남해 동부 바깥 먼바다, 오전에는 제주 남쪽 바깥 먼바다에 풍랑특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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