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몰린 호남·제주 전력망 보강…ESS로 접속대기 해소 추진
2030년까지 1GW 추가 접속…9개 사업자 32개 선로 구축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정부가 호남·제주 지역 재생에너지 접속 대기 문제를 에너지저장장치로 줄이는 사업에 착수한다. 배전망을 새로 늘리지 않고 기존 배전선로에 저장장치를 붙여 태양광 전력을 추가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도입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경인건설본부에서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 구축지원 사업'에 선정된 9개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호남과 제주 등 재생에너지가 몰린 지역에서는 변전소와 배전선로 수용 용량이 포화 단계에 이르면서 신규 태양광 발전소가 전력계통에 접속하지 못하는 문제가 이어졌다. 이미 계통에 연결된 발전소도 발전량을 줄이는 출력제어를 겪고 있다.
정부는 2025년 7월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 발표 이후 2026~2030년 국비 5586억 원을 확보하고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을 준비해 왔다. 배전선로에 에너지저장장치를 직접 설치해 기존 전력망의 수용 능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사업 방식은 배전선로 1곳에 4㎿, 20㎿h 규모 에너지저장장치를 설치해 접속 대기 중인 태양광 5.7㎿를 추가로 전력계통에 연결하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이 몰리는 낮에는 저장장치가 전력을 저장해 배전망 부담을 낮추고, 전력 수요가 높거나 계통 여유가 있는 시간대에는 저장된 전력을 내보낸다.
기후부는 2030년까지 에너지저장장치 약 700㎿를 보급해 재생에너지 1GW를 추가 접속할 계획이다. 호남과 제주 등 접속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 연간 1350GWh 규모의 태양광 발전이 추가로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하루 평균 3.7GWh 규모다.
이번 공모에는 통합발전소 사업자 14곳이 82개 배전선로를 신청했다. 기후부는 이 가운데 VPP랩, LG에너지솔루션, 한전KDN, SK이터닉스, HD현대일렉트릭, 그리드위즈,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 현대건설 등 9개 사업자를 선정했다.
선정된 사업자들은 32개 배전선로에 128㎿, 640㎿h 규모 에너지저장장치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접속 대기 중인 태양광 182.4㎿를 추가로 연결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이번 사업을 통합발전소 산업 육성과도 연결한다. 통합발전소는 분산된 재생에너지 자원을 하나로 묶어 제어하는 방식이다. 사업자들은 향후 20년간 에너지저장장치를 운영하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저장과 방전을 최적화할 예정이다.
차기 공모에서는 배터리 기술 범위도 넓힌다. 이번 공모는 삼원계와 리튬인산철 배터리 중심으로 선정됐지만, 기후부는 8월 예정된 다음 공모부터 장주기·장수명·화재안전성에 강점이 있는 차세대 배터리 진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차기 공모 대상은 육지 약 50개, 제주 7개 배전선로이며, 이 가운데 약 20개 안팎 선로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드러난 전력망 부족 문제를 저장장치로 완화하려는 시도다. 다만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가 접속 대기 해소와 출력제어 감소로 이어지려면 선로별 실제 저장·방전 운전, 배터리 안전성, 장기간 운영 비용이 함께 검증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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