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용기 회수율 99.3%인데 출고량 감소…"재사용 중심 전환해야"
입법조사처, 보증금제 회수율 착시 지적…유리병↓ PET·캔↑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빈용기보증금제도를 회수율 중심에서 재사용 가능한 유리용기 유지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빈용기 회수율은 99% 수준에 이르지만, 보증금 대상 유리병 출고량 자체가 줄면서 재사용 용기 시장이 PET병과 캔 등 1회용 포장재에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하는 '재사용 유리병은 왜 1회용 용기로 대체되고 있는가?: 빈용기보증금제도 한계와 음료용기 재사용 확대 방안' 보고서는 현행 빈용기보증금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증금 대상 빈용기 출고량은 2003년 56억 1900만 병에서 2025년 37억 4200만 병으로 약 33.4% 감소했다. 반면 2024년 빈용기 회수율은 99.3%에 달했다. 출고된 빈용기는 대부분 회수되고 있지만, 회수 대상이 되는 재사용 유리병 시장은 축소되고 있는 셈이다.
입법조사관인 김경민 공학 박사은 "회수율이 출고량 대비 회수 비율로 산정되는 만큼, 출고량이 줄어도 회수율은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가 출고된 용기를 회수하는 데에는 성과를 냈지만, 재사용 가능한 빈용기가 1회용 포장재로 대체되는 흐름은 회수율 지표에 가려졌다는 분석이다.
음료 시장에서는 1회용 포장재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소주 시장에서 보증금 빈용기 비율은 2018년 82.9%에서 2022년 77.0%로 줄었고, PET 소주는 같은 기간 16.1%에서 22.2%로 늘었다. 맥주 시장도 보증금 빈용기 비율이 39.8%에서 28.1%로 낮아진 반면 캔 비중은 36.7%에서 46.3%로 커졌다. 청량음료 시장에서는 2022년 기준 PET병 비중이 44.8%였다.
소주업계의 공동반환주병 체계도 약해졌다. 360㎖ 녹색 공동반환주병 비중은 2018년 99%에서 2025년 약 79%로 20%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비공동반환주병은 1%에서 21%로 늘었다. 공동반환주병은 둘 이상 빈용기보증금 대상사업자가 함께 사용하기로 협약한 표준 규격 빈용기다.
김 박사는 "표준화 기반이 약해지면서 국내 재사용 유리용기의 평균 재사용 횟수가 약 8~14회 수준에 머문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40~50회와 비교하면 재사용 유리용기의 환경적 효과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연합과 독일은 재사용 가능한 음료 포장재 확대를 정책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EU는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을 통해 음료 부문에서 2030년 재사용 포장재 10%, 2040년 40% 의무 목표를 회원국에 부과하고 있다. 독일은 '포장재법'에 음료포장재 재사용 비중 70%를 법정 목표로 명시했다.
입법조사처는 현행 제도의 쟁점으로 회수율 중심 성과평가, 재사용 용기의 1회용 포장재 전환 관리 부재,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와 빈용기보증금제도 간 경계관리 미흡, 공동반환주병 기반 약화, 소매점 부담 증가, 제조사·유통사·지자체 책임 불명확성을 들었다.
김 박사는 자원재활용법을 일부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자원순환보증금제도 목적에 반복 사용 가능한 용기의 재사용 우선 촉진을 명시하고, 음료 품목별 재사용 비중 목표관리제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표준용기 지정 강화, 1회용 포장재 전환 영향평가 도입, 무인회수기와 공공반환거점 등 반환 인프라 다층화도 과제로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빈용기보증금제도의 성과를 회수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짚었다. 회수율이 높아도 재사용 유리병 출고량이 줄고 1회용 포장재 비중이 늘면, 제도는 재사용 확대가 아니라 축소된 시장 안의 회수 관리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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