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도매가 상승세 지속…중동영향 3개월 뒤 요금 영향 불가피

발전비중 30% 넘는 LNG 가격 인상과 환율상승 여파 '이중고'
李대통령 "요금 유지"…기후장관은 "3~6개월 뒤 영향 가능성"

서울 시내 한 상가 외벽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의 모습. 2026.3.26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여파로 전력 가격이 단기간 최대 70% 넘게 치솟았다. 정부는 당장은 전기요금을 유지하겠다는 목표지만, 한국전력이 받아오는 전기료가 올라가면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게 정부 안팎의 설명이다.

10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최근 육지 기준 전력 도매가격(SMP)은 kWh(킬로와트시)당 132.58원(가중평균, 9일)까지 올라갔다.

올해 중 가장 낮았던 지난 1월 3일(77.98월)과 비교하면 70.1% 상승한 것이고, 중동 전쟁 영향이 닥치기 직전의 97.09원(3월 1일)과 비교해도 36.6% 오른 셈이다.

전력 가격 상승은 연료비와 환율이 동시에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발전단가를 좌우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중동 정세 불안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발전량 가운데 LNG 등 가스 발전 비중은 31.3% 수준이다. SMP는 가장 비싼 발전원 가격을 기준으로 정산되는 구조여서 가스 가격이 오르면 전체 전력 가격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문제는 시차다. 발전사들이 이미 확보한 LNG를 쓰더라도 SMP 산정에는 최근 환율이 반영된다. 전쟁 이후 상승한 환율이 2~3월 평균값으로 반영되면서 전력 가격이 뒤늦게 뛰는 구조다. 산업계에서는 "지금 상승은 시작 단계"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기후부 관계자는 "4월부터 한국가스공사에서 받는 가스 가격이 살짝 오른 게 맞다. 통상 4월부터는 (SMP가) 올라가는 추세를 보인다"라며 "중동 전쟁 여파로 오른 가스 가격 영향은 아직 크게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장 요금 인상은 억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말 '2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전기요금은 유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물가 자극을 피하겠다는 판단이다.

2026년 1월 1일~4월 10일의 육지 기준 전력 도매가격(SMP) 변동 추이 ⓒ 뉴스1

다만 시차를 두고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9일 생방송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지금은 전기 가격 변동은 없다"면서도 "3~6개월 뒤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 대응으로는 가스 사용 축소가 제시된다. 김 장관은 "가스 사용을 최소화하는 게 숙제"라며 "원전을 더 돌리거나 석탄을 일부 활용해 가스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수요 관리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전체적으로 에너지 사용 자체를 줄여야 한다"며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같은 수요 억제 정책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상황이 악화할 경우 민간 차량 5부제나 기업 재택근무 권고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정부는 아직 즉각적인 위기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김 장관은 "원유와 가스는 대체 수입선과 비축 물량이 있어 당장 급격히 악화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전쟁 재발 우려까지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별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