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장관 집무실 첫 공개…책상엔 기후·AI 너머 경제·생존까지

기후 헌법소송부터 인본 관점의 생태·환경문제까지 '탐독'
尹정부 마지막 환경장관은 국가 시스템·개인적 성찰 '집중'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단에게 장관실에 마련된 일일 전력 수급 현황 전광판을 소개하며 김장관이 직접 챙기는 전력 수급 모니터링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6.2.10/뉴스1 황덕현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9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취임 이래 처음 집무실을 공개했다. 에너지 전광판과 함께 가장 눈에 띈 것은 장관이 최근 구한 도서 목록이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균형, 인공지능(AI) 대란, 기후·환경 해법 등 장관의 고민이 책 위로 드러났다.

책상 위에는 '파리협정의 이해' '지구의 노래' '격변과 균형' 'AI전쟁 2.0'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 '나는 이 빌어먹을 지구를 살려보기로 했다' '숲에서 답을 얻다' '대한민국 식량의 미래'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파리협정의 이해'는 기후헌법소송에서 청구인 측 참고인으로 증언대에 섰던 박덕영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책이다. 국제 협상 구조와 온실가스 감축 목표, 국가별 책임과 제도적 기반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며, 기후 정책과 법적 근거를 이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스테판 하딩 생태학 박사가 쓴 '지구의 노래'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 생태계의 변화를 서정적 언어로 풀어낸 책이다. 김 장관은 환경 문제를 과학적 분석뿐 아니라 인간적·감성적 관점에서도 바라보는 균형을 챙겼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독서 목록 ⓒ 뉴스1 황덕현 기자

'숲에서 답을 얻다'는 숲과 자연 속에서 관찰한 사례를 바탕으로 지속가능성과 인간 활동의 영향에 대한 통찰을 전한다. 일상과 정책, 생태계 간 연결을 이해하려는 장관의 관심이 드러났다.

국제 정치와 기술 변화를 다룬 '격변과 균형'과 'AI전쟁 2.0'은 기후·환경·에너지와는 거리가 있는 최신 트렌드에 가깝지만, 김 장관이 사회 문제를 정책적 맥락에서 어떻게 고려하는지를 보여준다. '격변과 균형'은 세계 정치 경제의 불안정성과 국가 간 이해관계 변화를 분석하고, 'AI전쟁 2.0'은 인공지능과 기술 혁신이 에너지 정책, 산업 경쟁력,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하는 책이다.

개인적 실천과 사회 참여를 강조한 책들도 눈에 띈다.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는 생활 속 환경 행동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시민과 가정의 실천이 사회적 변화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나는 이 빌어먹을 지구를 살려보기로 했다'는 강렬한 메시지와 현실적 접근을 결합해, 기후위기 대응을 개인적 결단으로 연결했다. '대한민국 식량의 미래'는 식량 안보와 농업 정책, 기후 변화가 식량 생산과 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국가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임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책상에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놓았다. 윤석열 정부 마지막 장관을 역임한 김완섭 장관은 국가 시스템과 정치 구조가 경제와 사회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면서, 개인적 성찰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민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