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재단, 20년 만에 '복지재단' 새출발…국가 출연금으로 위상 격상
민간기부·이자 의존 '재정 한계' 탈피…국가 지원 근거 마련
명칭 변경은 2006년 설립 뒤 처음…예산 출연규모 '관건'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한국에너지재단이 설립 20년 만에 '한국에너지복지재단'으로 이름을 바꾸고, 역할을 확대한다. 민간 기부와 이자수익에 의존해온 한계를 개선하고, '기후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10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에너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할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개정안에는 재단 운영 경비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범위 안에서 출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박 의원 등 여당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그동안 민간 기부와 이자 수익에 의존해온 재정 구조의 한계를 보완하고, 에너지 복지를 국가 책임 영역으로 분명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에너지재단은 2006년 설립 이후 △저소득층 대상 단열·창호 개선 △고효율 냉난방기 보급 △LED 지원 △에너지 대외협력 등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맡아왔다.
에너지 취약계층 정책의 현장 집행기관 역할을 해왔지만, 운영비와 인건비 상당 부분을 GS칼텍스와 S-OIL, 한국전력공사, 한국도시가스협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민간 기부금에 의존하면서 안정적인 사업 추진에는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최근 저금리 기조와 기부금 감소가 겹치며 재단 재정 여건은 빠르게 나빠지고 있는 점이 재단 개혁의 도화선이 됐다. 현 구조가 유지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고, 폭염과 혹한 등 기후 재난 상황에서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여당과 이재명 정부는 최근 '기후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놨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은 취약계층 난방비 부담을 이유로 에너지바우처 지원금을 대폭 확대하고, 전국 20만 가구에 등유·LPG 구입비 14만 7000원을 추가 지급하는 한시적 지원을 확대했다. 박 의원이 내놓은 이번 법안도 이 대통령의 지원책과 발을 맞추는 것이다.
특히 개정안은 재단 명칭에 '복지'를 명시해 공적 성격을 분명히 하고, 사업 범위도 구체화했다. 기존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에 더해 재생에너지 접근성 개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주거 환경 개선, 안전한 에너지 이용 지원까지 법에 담았다. 기후 변화로 피해가 집중되는 계층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에너지재단 명칭이 바뀌는 것은 2006년 설립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박 의원은 "에너지 복지는 민간 기부에 기대는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국가가 책임져야 할 기본적인 공공 안전망"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수행 중인 에너지 복지 정책을 지속 가능하게 뒷받침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비"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법 개정이 재정 안정성을 자동으로 확보하는 건 아니다. 실제 예산 출연 규모와 지속성은 이후 정부와 국회의 판단에 달려 있어, 실질적인 재원 투입이 뒤따르지 않으면 제도 변화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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