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친구, 에버랜드 아닌 광주행?…기후부 전면에 나선 이유는
판다 총괄 中임업국 '카운터파트'…단순 교류 아닌 멸종위기종 관리
李대통령 '지역균형' 의지도…국가 직접관리 능력 '시험대'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박지현 기자
(세종·광주=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박지현 기자 = '푸바오'의 뒤를 이어 한국을 찾을 판다 한 쌍의 보금자리로 광주 우치동물원이 유력해지면서,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외교나 문화교류 성격이 짙은 사안임에도 기후부가 전면에 나선 것은 판다가 국제 멸종위기종으로서 '국가 간 종(種) 보전 협력'이라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판다 도입은 수도권 집중에서 벗어나 남부권 거점 동물원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지방 균형 발전'이라는 정부의 국정 철학까지 담아냈다는 평가다.
23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전날 광주 우치동물원을 찾아 강기정 광주시장과 함께 판다 도입을 가정한 시설·인력 수용 여건을 점검했다. 판다 도입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한중 정상 간 협의가 이뤄진 이후 실무 차원의 준비에 들어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장관은 현장에서 "중국이 정상회담 이후 매우 호의적인 분위기"라며 "동물권 등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판다가 이 공원의 상징 동물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판다는 단순한 동물 반입 사안이 아니다. 국제 멸종위기종이자 중국의 외교 자산으로 분류돼, 국가 간 보호 협력의 틀 안에서만 이동이 가능하다.
2016년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국내에 들어올 당시에도 외교적 합의는 외교부가, 실무 협력과 행정 절차는 당시 환경부(현 기후부)가 맡았다. 중국 국가임업초원국과의 판다 보호 협력 양해각서 체결, 사육·검역 기준 협의 역시 환경부 소관이었다.
당시 판다들이 에버랜드로 간 이유는 비용과 전문성 때문이었다. 중국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판다 전용 시설을 조성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연구기금 명목으로 매년 중국에 지급해야 하는 보호 협력 비용도 적지 않았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예산 투입 대신, 사육 경험과 투자 여력이 있는 민간이 전담하는 구조를 선택했고, 삼성물산(에버랜드)은 판다월드 조성에 약 200억 원을 투입했다. 수도권 최대 집객력을 가진 동물원이라는 점도 고려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에는 방향이 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은 새해 중국 국빈 방문 이후 중국 상하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중 동행 기자단 간담회에서 "지방 균형 발전 차원에서 광주 우치동물원에 판다 한 쌍을 보내달라고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수도권이 아닌 남부권 거점 동물원에 판다를 배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치동물원은 지난해 6월 제2호 국가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돼, 교육·질병 관리·종 보전 기능을 맡는 공공 인프라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우치동물원은 현재 수의 인력 4명, 사육 인력 13명이 상주하고 있으며, 반달가슴곰 등 대형 포유류 사육 경험도 갖추고 있다.
판다사 조성 후보지로는 약 4300㎡ 규모의 유휴부지가 검토되고 있다. 기후부는 이런 여건을 토대로 중국 측과의 기술적 협의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후속 판다 도입을 둘러싼 실무를 기후부가 주도하는 것은 역량과 관례 등의 측면에서 이례적인 일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멸종위기종 보호와 국제 협력이라는 판다 외교의 성격상, 환경 행정 부처가 전면에 나서는 구조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국가가 직접 판다를 관리하게 되는 만큼, 향후 멸종위기종 관리와 사육 역량 전반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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