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 종이 아닌 '플라스틱'…하수관 막힘 주범인데 규제 '사각지대'
'세정 화장품' 분류, 폐기물 부담 제외…'분해' 마케팅도 지적
친환경 내세운 제품 공인시험·인증 의무화, 위반시 과징금 권고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물티슈가 종이가 아닌 플라스틱 제품임에도 국내 제도에서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하수 인프라와 해양 환경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2일 '영국은 판매 금지, 한국은 규제 사각지대 : 물티슈 환경 문제 해소를 위한 입법적 검토'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같은 조사·분석 결과를 내놨다.
입법조사처는 플라스틱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물티슈가 하수관 막힘과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핵심 원인임에도 국내 법체계에서는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물티슈는 현재 '화장품법'상 인체 세정용 화장품으로 분류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른 1회용품 규제와 폐기물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물티슈는 변기에 버려질 경우 기름때와 엉켜 거대한 덩어리인 '펫버그'를 형성해 하수관을 막는다. 전국 하수처리시설에서 수거되는 협잡물의 80~90%가 물티슈로 확인되고 있으며, 긴급 준설과 펌프 수리 등 유지관리 비용 증가는 지방자치단체 재정 부담과 하수도 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표시·광고 관리 부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천연' '순면 느낌' '분해성' 등 표현으로 광고·홍보되지만 이를 검증할 공인 시험 기준이나 인증 제도가 없어 소비자 오인을 유발하고, 잘못된 배출 행동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변기에 버려도 된다'고 마케팅하는 제품도 있는데, 이 역시 실제 환경에서의 분해 가능성을 확인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고 봤다.
입법조사처는 영국의 방식을 예로 들며 국내 물티슈와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영국 정부는 물티슈를 생활 쓰레기가 아닌 국가 하수 인프라와 해양 생태계를 동시에 위협하는 물질로 규정하고, 플라스틱이 포함된 물티슈의 제조·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웨일스를 시작으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까지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며, 영국에서는 물티슈 판매 금지에 95%가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법조사처는 국내에서도 제도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해 물티슈를 규제 대상 1회용품으로 명시하고, 플라스틱 합성섬유 제품 전반을 포괄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플라스틱 함량 기준 설정과 단계적 사용 제한, 폐기물부담금 부과를 통해 환경 비용을 생산자에게 환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의료·돌봄 등 필수 영역은 예외로 두되 별도의 회수·처리 기준을 마련하는 단계적 시행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동시에 표시·광고 규제를 정비해 '친환경'이나 '분해성'을 주장하는 제품에는 공인 시험과 인증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과징금이나 판매 중지 등 제재를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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