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탈원전' 비판한 기후장관 "원전 짓지 않으며 수출하는 것은 궁색"

기후부, 원전 경직성·재생E 간헐성 극복 에너지믹스 2차 토론
김성환 "양 에너지원 충돌 않게 해야"…이달 말까지 여론조사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7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리는 바람직한 에너지 믹스 제2차 정책토론회 '원전의 경직성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극복방안'에서 발언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에너지정의행동 등 환경단체는 두 차례 토론회가 '엉터리 공론화'라고 비판하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 2025.1.7/뉴스1 ⓒ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원전 활용 필요성을 예전보다 한층 분명히 했다.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를 유지하되, 원전을 기저 전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운용 방식도 조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강화한 것이다.

김 장관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2차 정책토론회 '원전의 경직성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극복방안'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에너지 정책을 언급하며 "국내에서는 신규 원전을 짓지 않겠다고 하면서 해외에 원전을 수출하는 방식이 한편으로는 궁색해 보였다"고 말했다. 탈원전 기조를 유지하면서 원전 산업 경쟁력은 이어가려 했던 정책의 모순을 직접 지적한 발언이다.

김 장관의 발언은 지난해 말 열린 1차 정책토론회보다 원전 활용 쪽으로 분명히 이동했다. 당시에는 원전과 재생에너지 병행 필요성을 원론적으로 언급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에는 탈원전 정책을 직접 비판하고 원전을 전력 시스템의 핵심 축으로 전제한 상태에서 운용 방식 조정을 논의 테이블 위에 올렸다.

김 장관은 "원전은 기저 전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한국이 원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원전을 어떻게 활용하고 조정할 것인지를 정면으로 논의해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은 재생에너지 확대가 본격화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김 장관은 "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규모를 지금의 35GW 수준에서 100GW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그 일을 이행해야 한다"며 "그러다 보면 봄·가을에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충돌하는 문제가 현실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에너지 전환을 미래의 과제가 아닌 당장의 운영 문제로 규정했다. 김 장관은 "올해 봄이나 가을처럼 전력을 적게 쓰는 시기에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시장에서 직접 충돌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그 시기에 원전의 경직성을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 것인가가 바로 당장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건 장기 시나리오가 아니라 지금 풀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물리적 제약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 장관은 "한반도는 동서의 길이가 짧아 햇빛이 비치는 시간이 제한적"이라며 "새벽이나 밤에 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ESS나 양수발전 같은 수단을 활용해 전체 시간을 다 커버할 수 있을지는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은 선언이 아니라 실제 계통에서 검증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영구 폐쇄가 되지 않은 원전 중 가장 오래된 원전인 고리 2호기는 1983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발전소다. 가압경수로 방식의 전기출력 685메가와트(MWe)급 원전이다. 사진은 이날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 2호기(왼쪽) 모습. 2025.9.2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김 장관은 이날 토론회를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의 공개적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번 전기본은 과거처럼 밀실에서 결정하지 않겠다"며 "쟁점과 데이터, 시나리오를 최대한 공개하고 국민이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방법에 대해서 이날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강부일 전력거래소 계통운영처장이 '전력 계통 현황 및 이슈'를, 신호철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원장이 '원전의 경직성 완화 및 안전성 확보 방안'을, 손성용 가천대학교 교수가 '재생에너지 간헐성 보완 방안'을 각각 발표했다.

패널토론에는 박종배 건국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전영환 홍익대 교수, 김강원 한국에너지공단 재생에너지정책실 실장, 이정익 KAIST 교수,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 사업단 단장,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이서혜 E컨슈머 대표 등이 참여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까지의 논의와 이달 말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해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을 상반기 중 마련하고, 하반기에는 2050년 탄소중립을 전제로 한 2040년 법정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