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라니냐 발달 조짐…韓 올가을 잦은 비, 초겨울엔 '추위'

이재명 대통령이 강원 강릉시 성산면 오봉저수지를 방문해 가뭄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 News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강원 강릉시 성산면 오봉저수지를 방문해 가뭄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 News1 허경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올가을, 적도 부근 태평양 바닷물이 평년보다 차가워지는 현상인 '라니냐'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일 엘니뇨·라니냐를 포함한 적도 태평양 기후 변동 양태(ENSO)가 현재 '중립' 상태이나, 9~11월 사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아지며 라니냐가 나타날 확률이 절반을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이날 발표 자료를 통한 라니냐 발달 상황에 대해 "적도 동태평양은 평년보다 낮고, 서태평양은 평년보다 높은 해저수온 분포를 보인다"며 "적도 서태평양 약 1.5㎞ 상공에 동풍 편차가 강화돼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온도 하강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라니냐 발달 시기 특징'이라는 게 WMO 분석이다.

자체 모델에 따르면 9월 라니냐 확률은 54%, 10월은 68%, 11월은 57%로 분석됐다. WMO도 같은 기간 라니냐 55%, 10~12월 60%로 전망했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한국은 9~10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비가 많아질 가능성이 크며, 11월에는 기온이 낮고 강수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 다만 최근에는 북극 해빙, 인도양과 대서양의 수온 등 다양한 기후 요인이 겹치면서 11월에도 예외적으로 기온이 높고 강수가 늘어난 사례도 있었다.

이는 라니냐 자체 영향뿐 아니라 다른 기후 인자가 결합해 변동성을 키우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가을 태풍 경로가 바뀌거나 늦가을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한파가 빨리 찾아올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농업과 수산업 등 계절 의존도가 큰 분야에서는 이상 저온, 잦은 강수로 인한 피해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가을철 집중호우와 겹치면 홍수 위험이 커지고, 초겨울에는 댐 수위 관리와 난방 수요가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라니냐 전망이 뚜렷해지고 있지만 확률은 여전히 절대적이지 않다. 가을철을 기점으로 예측 정확도가 높아지는 만큼, 기상청과 WMO는 지속적인 관측과 분석을 통해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