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대기질 개선 이끈 베이징대 석좌교수 "탄소중립이 건강"
"탈탄소, 사회적 편익 확대…기후정책, 보건과 통합필요"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대기오염과 기후변화가 단순 환경 문제가 아닌 인류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복합 위기라는 과학적 경고가 나왔다. 기후변화와 맞물려 질병과 사망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기후정책과 건강정책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주퉁(Zhu Tong) 베이징대 환경과학공학대학 보야석좌교수는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BACO-25 초청강연에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의 건강 영향에 대한 최근 연구를 발표했다.
주퉁 교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대기질 확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이후 중국 정부의 대기오염 방지 및 통제 국가행동계획 수립을 주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대기오염은 연간 약 800만 명의 조기 사망을 유발하고 있으며, 특히 초미세먼지는 심혈관질환, 폐암, 신생아 사망, 당뇨병 등 다양한 질병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
주 교수는 정자 질 저하, 유산, 조산 등 생식 건강 전반에도 초미세먼지가 영향을 준다고 설명하며, 이런 광범위한 피해는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화석연료 사용과 동일한 배출원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건강과 기후는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2023~2024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5도 높아졌는데, 이 과정에서 고온과 폭염이 심혈관·호흡기·대사·정신·생식 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예컨대 일일 평균 기온이 상승하거나 변동 폭이 클수록 사망률이 증가하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는 것이다.
특히 고온과 오존, 초미세먼지가 함께 작용할 경우 건강에 시너지 형태의 악영향을 준다는 게 주 교수의 설명이다. 연구 결과, 고온일수록 오존의 폐 기능 저하 효과가 커지고, 임신 중 오존 노출로 인한 유산 확률도 기온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건강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 교수는 ARCH(대기오염–기후변화–건강영향 연계성)라는 명칭의 국제 과학 협력 체계를 제안했다. 세계기상기구(WMO) 대기감시 프로그램(GAW)의 핵심 연계 활동으로 추진해 탄소중립 정책과 건강 편익을 연계해 통합 정책 설계에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다. 주 교수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주요 국가가 이 프로그램을 주도하자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탄소중립 정책은 기후 위기 대응을 넘어 건강 향상이라는 부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대기오염 저감과 기후 완화·적응을 동시에 고려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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