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환경장관, 기후감수성·탈규제 강조…가습기살균제는 빠져

전임장관 비교…김완섭 '조직' 한화진 '외교' 한정애 '그린뉴딜'
규제부서에서 탈탄소 핵심으로…기후에너지부 위상 확대 시사

김성환 신임 환경부 장관 2023.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22일 부임한 김성환 제22대 환경부 장관은 앞선 장관들보다 기후위기의 실질적 위협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전임 장관의 취임사와 비교하면 '붕괴'와 '살인적 폭염', '재앙적 산불', '절체절명' 같은 표현을 통해서 위기가 가까이 왔음을 강조했다.

환경부의 역할을 '규제 부처'가 아닌 '녹색 문명 선도' 기관으로 재정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기후에너지부로 확대·전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장관의 취임사를 역대 환경부 장관 취임사와 비교해 보면 철학적 메시지와 감수성, 사회적 합의의 강조가 두드러진다.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을 인용한 것은 과학과 인문을 연결한 상징적 사례다. 기후위기를 둘러싼 감정적 인식과 시민의 책임, 세대 간 윤리를 언급한 것도 이전에는 보기 드물었다.

문재인 정부 한정애 장관은 취임사에서 '그린뉴딜'과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4대강 자연성 회복,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등 개별 정책 챙기기에 집중했다.

윤석열 정부 한화진 장관은 'AI·빅데이터'와 그린 ODA(공적개발원조), 국제환경규범 대응에 방점을 뒀다. 기획재정부 출신 김완섭 장관은 현장 중심 행정 등 조직관리를 강조했다.

반면 김성환 장관은 녹색산업 육성과 재생에너지 확대, 사회적 합의 기반의 감축목표, 탈탄소 문명 등 구조 전환의 방향성에 집중했다.

이러한 방향은 환경부를 단순 규제 부처에서 탈탄소 전환의 핵심 부처로 재정립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향후 ‘기후에너지부’로의 위상 확대 가능성도 내비친 셈이다.

김 장관은 기존 장관들이 취임사에서 다뤄온 가습기살균제 관련 내용은 취임사에서는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김 장관은 청문회 과정에서는 이들 의제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가습기살균제와 관련해선 "피해자를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만나 의견을 듣고, 희망하는 방향으로 해결되도록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