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성 전 IPCC 의장 "기후위기, 책임 적은 이들이 더 큰 피해"

온실가스 감축 투자, 장기적 효과 강조

이회성 전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회장 ⓒ News1 구윤성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기후과학 석학 1500명이 모인 국제학술대회에서 기후위기의 불평등성과 구조적 위기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

이회성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6차 평가보고서 의장은 2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5 IUGG 기상-해양-빙권 국제학술대회'(BACO-25) 개막 기조강연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적게 기여한 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무탄소(CF)연합 회장을을 맡고 있다.

이 전 의장은 "대기, 해양, 빙권, 생물권 전반에서 이미 빠르고 광범위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 온난화와 산성화로 식량 생산 기반이 위협받고 있으며, 세계 인구 절반이 매년 일정 기간 물 부족을 겪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에너지·경제 불안정이 겹친 '복합위기'로 진단했다.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했고, 넷제로 목표를 위한 핵심 광물과 가공 역량은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어 공급 중단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후 정책의 무게중심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후 적응 투자는 단기간에 회복력과 경제 안보를 확보할 수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 투자는 장기적인 효과에 견줘 즉각적인 비용이 많이 든다"며 "기후 행동은 감축보다 적응에 더 방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BACO-25는 22년 만에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IUGG 산하 공동 학술대회다. '서로 연결된 지구'(Our Interconnected Earth)를 주제로, 국제측지학및지구물리학연합(IUGG) 산하 기상·해양·빙권 3개 분과가 공동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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