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까지 '6개월치 비' 퍼붓는다…주말 이후 '폭염' 귀환

찜통에 드라이아이스 넣은 듯 물폭탄…누적 700㎜ 넘길 듯
금요일엔 전라권 '집중호우'…일요일부터 수도권 장마 종료

17일 오전 10시 10분을 기해 광주에 호우경보를 발령된 가운데 광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광주천의 수위도 빠른 속도로 상승하며 둔치가 침수 직전에 놓여 있다. 2025.7.17/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이미 전국 최대 500㎜가 넘는 비가 내린 상태에서 토요일인 19일까지 '극한 호우'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충청권엔 17일과 18~19일, 각각 180㎜ 이상 비가 내릴 수 있어서 누적 강수량은 1년 치 절반 수준인 700㎜를 넘는 곳이 있겠다. 전국적 폭우는 20일께 수도권 등 중부지방 장마가 종료되며 한풀 꺾이겠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폭우는 상층의 찬 공기와 중하층의 열대 수증기가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정체전선에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까지 더해진 결과다.

중부는 '한난경계'를 따라 형성된 중규모 저기압이 머물며 강수가 반복되고, 남부는 지형과 수증기 충돌로 매우 강한 비가 이어지고 있다.

뜨거운 찜통 속에 드라이아이스를 던져 넣은 듯, 차고 습한 공기와 뜨거운 공기가 맞부딪치면서 비구름이 폭발하듯 터지며, 퍼붓듯 비가 쏟아지는 형국이다.

이런 기압계 양상에 충남은 이미 500㎜를 넘겼다. 서산 강수량은 이날 오전 11시까지 438.5㎜, 전날까지 합치면 518.9㎜를 기록했다. 홍성은 411.4㎜, 당진 376.5㎜, 아산 349.5㎜ 등 충남 서해안과 내륙 곳곳에서 300㎜ 이상 비가 내렸다. 세종 213.5㎜, 대전 188.6㎜, 서울 139.7㎜를 기록 중이다.

17일 하루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50~120㎜, 경기 남부 180㎜ 이상, 충청권 50~150㎜, 세종·충남 일대는 180㎜ 이상이다. 강원 내륙·산지 50~100㎜, 전북 서부와 강원 중·남부 내륙은 150㎜ 이상 비가 쏟아질 수 있다. 전남은 20~80㎜, 전남 북부 서해안은 100㎜ 이상, 부산·울산·경북 북부 내륙은 30~80㎜, 지리산 부근은 100㎜ 이상이다.

18~19일엔 강수 중심이 남쪽으로 내려간다.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엔 30~80㎜, 경기 남부엔 120㎜ 이상 비가 내리겠다.

충청권은 50~150㎜(많은 곳 180㎜ 이상)로 강한 비가 계속되겠다.

전북 서부는 150㎜ 이상, 광주·전남은 100~200㎜, 전남 남해안·지리산 부근은 300㎜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제주도 산지엔 200㎜ 이상이다.

충청권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내려진 17일 충남 당진시 행정동에서 경기도특수대응단이 역천 범람으로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2025.7.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17~19일 예보를 합산하면 충청권은 지역에 따라 400㎜ 안팎, 전라권은 400㎜를 넘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부터 내린 비의 양까지 감안하면 충청권의 경우 이번 장맛비로 1년 강수량의 절반인 700㎜ 이상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는 예보치를 단순히 합산한 것으로, 국지적으로 강하게 내리는 특성 때문에 누적 최대 강수량은 차이 날 가능성이 있다.

강수 시나리오에 따르면 집중호우는 17일 저녁부터 18일 오전까지 충청권에 집중되며, 이후 18일 밤부터는 남부와 제주도에 열대 수증기와 지형 효과가 겹치면서 폭우가 격화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하층 제트류와 찬 공기 남하 강도, 고기압 확장 속도에 따라 강수 구역과 양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비는 19일 오전까지 이어진 뒤 점차 그칠 것으로 보인다. 20일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완전히 덮으며 중부 장마는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상층 티베트 고기압 경계가 불안정해 국지적으로 강한 소나기가 나타날 전망이다.

장마가 물러간 뒤에는 다시 폭염이 시작될 전망이다. 19일부터 기온이 점차 오르고, 20일부터는 열대야와 폭염 특보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낮 최고기온은 34도, 체감온도 33도 이상이 예고됐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