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유충 잡아먹는 '광릉왕모기' 사육기술 첫 개발

(세종=뉴스1) 박정환 기자 =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모기의 천적' 광릉왕모기의 사육기술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흡혈 모기류의 유충을 잡아먹는 국내 토착종 광릉왕모기를 활용한 모기방제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광릉왕모기의 학명은 '토소린카이테스 크리스토피(Toxorhynchites christophi)'이며 왕모기족에 속한다. 성충 크기는 1.5~2.0cm로 주둥이가 아래로 굽은 것이 특징이며 전국의 오래된 숲에 분포돼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광릉왕모기는 유충일 때는 다른 모기의 유충을 잡아먹지만 성충이 되면 암수 모두 흡혈하지 않고 꽃의 꿀을 섭취하기 때문에 모기의 천적이자 꽃가루를 매개해 주는 이로운 곤충이다.

광릉왕모기는 인공적인 사육 환경에서 번식이 매우 어려웠지만, 이번 기술에서는 암막 사육장을 도입해 광릉왕모기의 짝짓기와 산란을 유도하고 실내 번식을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50일의 사육 기간 동안 광릉왕모기 암컷 한 마리에서 약 600마리 이상의 광릉왕모기 개체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릉왕모기 유충 한 마리는 하루에 약 26마리의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 먹을 수 있어 유충기간이 약 16일인 점을 감안하면 416마리의 모기 유충을 제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광릉왕모기에 대한 연구는 분포 지역 등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졌으며 광릉왕모기를 번식시켜 모기방제에 활용하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광릉왕모기는 지카 바이러스나 뎅기열을 옮기는 '숲모기'와 서식 환경이 유사하기 때문에 지카·뎅기열 예방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모기를 매개로 지카나 뎅기에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해외여행이 증가하고 평균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광릉왕모기를 활용한 친환경 모기방제 기술은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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