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 진흙탕 백태
(서울=뉴스1) 차윤경 기자 = 돈 선거, 후보 난립, 상호 비방, 허위사실 유포, 이익단체 개입 의혹.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된 지난 2007년 이후 각 시ㆍ도에서 치러진 교육감 선거는 말 그대로 진흙탕 싸움이었다. “이런 판에 끼기 싫다”는 이유로 사퇴한 후보도 있을 정도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30일 “교육감은 과거 교육계의 황제라고 불렸다”며 “교육감의 예산ㆍ인사권을 알고 있는 교육위원이나 학교장 중 상당수는 교육감 자리를 간절히 꿈꾼다”라고 밝혔다.
◇ 교육감 선거는 ‘돈선거?’ =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운동의 과열과 금권선거 방지를 위해 각 공직선거 때마다 선거비용 한도액을 발표한다. 지난해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자의 1인 법정선거비용 제한액은 38억5000만원이었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공천이 배제되기 때문에 비용 지출과 환급은 개인이 해야 한다. 개인 돈으로 충당하기에는 큰 금액이라 후보자들은 돈을 여기저기에서 빌리거나, 자신의 정책을 지지하는 시민들로부터 소액 실명기부를 받는다.
법정선거비용은 30억원대라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후보 1인이 선거에 쓰는 실제비용이 그 두배에 달할 것이란 말이 많다. 한 교육운동단체 대표는 “교육감 선거에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이 1인당 50~60억에 달한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교육자들이 범죄의 소굴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 때마다 제기되는 이익집단 연계의혹 = 특정단체 연계 의혹도 선거 때마다 제기된다. ‘어떤 곳이 어느 후보를 밀고 있다’라든가 ‘어느 집단에서 어떤 후보에게 돈을 소액으로 나눠 전달했다’라는 풍문이다.
주로 학원단체, 사립학교, 교복단체, 급식단체 등이 소문의 주인공이다. 이 단체들은 교육감의 정책에 따라 큰 이익을 얻을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다.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은 학원단체와의 연계 의혹을 받았다. 공교육감은 2008년 7월 치러진 교육감선거에서 사설학원 운영자들에게서 7억원대의 선거자금을 빌렸다. 돈을 ‘빌린’ 것 자체는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지만 문제는 그 대상이 교육청의 감독을 받아야 하는 대형학원이라는 점이다.
당시 교육관련 시민단체들은 “국제중학교 설립, 특목고 증설, 학원 교습시간 연장 등 공 교육감이 추진한 정책들은 학원과 사교육 업체들에 우호적인 정책 일색”이라며 “도덕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당선된 다른 광역시 교육감도 학원단체 관련설이 파다했다. 그는 당선되자마자 “학원비 인상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당선자가 교육감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학원 관련 단체에 그 대가로 학원의 이익을 보전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는 세간의 풍문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전면 무상급식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선거 때 급식단체 연계 의혹을 받았다. 곽 교육감에게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는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자 시절, 진보적인 공약과는 어울리지 않게 후보 수행원으로 해병대 전우들을 데리고 다녀 눈길을 끌었다.
◇ “선거는 마약” 반복 출마하는 후보들 = 권력의 단맛을 안 이들에게 선거는 끊기 힘든 마약이다. 선거에 패배하면 정치적ㆍ경제적 손해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선거에 한번 나왔던 후보자 중 상당수는 출마를 반복한다. “이번에는 꼭 될 것”이라거나 “상황이 유리하다”는 주변의 얘기에 쉽게 넘어간다.
2008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참패하고 파산직전에 몰렸던 한 후보는 제자의 집에 얹혀 살면서도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 또 다시 후보로 출마했다.
박명기 교수는 2004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낙선하고, 지난해 5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중도에 포기한 뒤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올 5월 서울교대 총장선거에 도전했고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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