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마음건강 지키는 '자존감'…해치는 건 '부모와 부정적 소통'

교육부, 이지혜 교수팀 '학생 정서와 개인 배경 요인 관계 연구' 공개
자존감, 자살 생각과 가장 큰 관련성…부모와 부정적 소통은 위험요인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학생의 마음건강 문제는 개인의 심리 상태뿐 아니라 부모·또래·교사와의 관계, 학업 스트레스 등 다양한 배경 요인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자존감은 학생의 정서를 보호하는 요인으로, 부모와의 부정적인 의사소통은 학생의 마음건강을 해치는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30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컨퍼런스하우스에서 열리는 '학생 마음건강 및 자살예방 정책 자문단 구성 및 제1차 회의'에서 이지혜 서원대 교수팀의 '학생 정서와 학생 개인 배경 요인 간 관계 연구'를 공개한다.

이번 연구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 3만3859명을 대상으로 학생의 정서와 개인·가정·학교 배경 요인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각 요인이 정서 문제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표준화 계수를 활용했다. 표준화 계수의 절댓값이 클수록 다른 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련성이 크다는 의미다.

학생의 마음건강을 보호하는 요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자존감이었다. 자존감의 표준화 계수는 불안 -0.140, 우울 -0.161로 나타났다. 특히 자살 관련 생각에서는 -0.222로 나타나 주요 정서 문제 가운데 가장 큰 관련성을 보였다. 자존감이 높을수록 불안이나 우울, 자살 관련 생각 등 정서 문제와 관련된 정도가 낮게 나타났다는 의미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중요한 보호 요인으로 나타났다. 또래관계의 표준화 계수는 불안 -0.089, 충동성 -0.180, 우울 -0.139 등이었다. 또래관계가 긍정적일수록 여러 정서 문제와 관련된 정도가 낮게 나타난 것이다.

반대로 부모와의 부정적인 의사소통은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 표준화 계수는 충동성 0.118, 우울 0.090, 자살 관련 생각 0.084 등이었다. 부모와 부정적인 방식으로 의사소통할수록 정서 문제와 관련된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의미다.

학업 스트레스와 스마트폰 의존도 역시 정서 문제와 관련이 있었다. 학업 스트레스의 표준화 계수는 불안에서 0.199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의존도는 불안 0.104, 충동성 0.120, 우울 0.101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통계적 유의성을 기준으로 자존감, 회복탄력성, 또래 관계는 모든 정서 문제에서 학생의 보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모와의 부정적 의사소통은 모든 정서 문제에서 학생의 위험 요인으로, 학업 스트레스와 스마트폰 의존도 등은 주요 위험 요인으로 기능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학생 마음건강 문제를 개인에게만 맡기기보다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생에게는 자존감과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한편,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도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긍정적으로 대화할 수 있도록 돕고, 학교에서는 또래관계를 지원하고 교사가 학생의 정서적 어려움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생의 상황에 따라 예방교육부터 집중 지원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육부는 이날 최교진 장관이 주관하는 회의에서 해당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학생 마음건강 및 자살예방 정책 자문단' 12명을 위촉한다. 자문단은 향후 관련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에 대한 자문 역할을 수행한다.

최 장관은 "학생들이 겪는 정서적 어려움은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만큼, 교육과 상담, 의료 등 다양한 분야별 전문성과 경험을 함께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문단이 정책과 현장을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통로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