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협의회 "교부금 10.1% 증가는 착시…정부, 교육감들과 협의 나서라"

"50년 내국세 연동제 폐지 정당성 입증해야"
"공무원 보수 인상률 3.9%에도 못 미쳐…고정경비 감당 어려워"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등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개편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8.25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을 두고 "전년 대비 7조2000억 원 증가라는 설명으로 지방교육재정의 현실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까지 반영하면 내년도 교부금의 실질 증가율은 3.2%에 그쳐 정부가 결정한 공무원 보수 인상률 3.9%에도 못 미친다는 주장이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2일 교육교부금 개편을 전제로 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이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데 대해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교육감들과 직접 대화하고 실질적인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교부금은 전국 유·초·중·고등학교의 교육활동을 뒷받침하는 공교육의 핵심 재원으로 꼽힌다. 자체 과세권이 없는 시도교육청의 재정을 뒷받침해 지방교육자치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제도적 기반이기도 하다.

특히 협의회는 그동안 정부와 국회, 시도교육감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을 요구해 왔지만 교육재정의 직접적인 책임 주체인 시도교육청과 충분한 논의 없이 정부안이 의결됐다고 지적했다.

50년 이상 유지된 내국세 연동 방식과 현행 20.79% 법정교부율을 폐지하는 데 대한 근거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내국세 연동제는 단순한 계산 방식이 아니라 자체 과세권이 없는 시도교육청이 중앙정부의 재정 여건과 정책적 판단에 흔들리지 않고 교육을 책임지도록 만든 법정 재원 보장 장치"라며 "이를 폐지하려면 현행 방식의 구조적 문제와 폐지의 불가피성, 새 방식이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더 잘 보장한다는 근거를 정부가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개편 근거로 제시한 학령인구 감소와 세수 변동성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학생 수가 감소하더라도 학교와 학급, 교직원 수가 같은 비율로 줄지 않는 데다 특수교육과 기초학력, 학생 마음건강, 돌봄 등 교육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초·중·고 학생 수는 87만 명 줄었지만 학교는 308곳, 교원은 9000명 증가했다.

정부가 내년도 교부금이 올해보다 7조2000억 원 이상 증가한다고 설명한 것을 두고도 '착시'라고 비판했다.정부는 2026년 본예산 71조6687억 원과 비교해 2027년도 교부금이 7조2031억 원(10.1%) 늘어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협의회는 올해 추가경정예산까지 반영한 실제 교부금 규모인 76조4381억 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내년도 증가액은 약 2조4000억 원, 증가율은 3.2% 수준이다.

특히 3.2%의 증가율은 정부가 결정한 2027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 3.9%에도 미치지 못해 교직원 인건비 등 기본적인 고정경비 상승분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에 유·초·중등교육의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보장할 구체적인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협의회는 2027년 미래대응기금 교육·인재계정 4조9315억 원의 주요 사업이 영유아 교육·보육과 대학·청년 지원, 인공지능(AI)·첨단인재 양성 등에 집중돼 있다며 관련 법에 유아·초·중등교육의 안정적인 발전을 뒷받침하는 조항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입법예고 기간이 5일에 그친 점도 문제 삼았다. 협의회는 정부가 입법예고 기간을 5일로 정한 이유와 충분한 의견수렴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근거를 밝히고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는 시도교육청과 교직원, 학부모, 교육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숙의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은 3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협의회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지방교육자치와 공교육의 안정성을 충분히 고려해 교육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교부금 개편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