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유복자로 자란 퇴직 교사, 에티오피아 이주학생에게 온정

서울공고 출신 학생이자 퇴직 교사, 100만 원 장학금 전달

서울공고 출신 구본권 교사와 에티오피아 이주배경학생 키두스군.(서울공고 제공)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우리나라를 도와준 에티오피아에 늘 마음의 빚을 지고 있었어요."

6·25전쟁 당시 아버지를 잃고 유복자로 태어나 군사장학금으로 학업을 이어간 퇴직 교사가 모교에 재학 중인 에티오피아 출신 이주배경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28일 서울공고에 따르면 이 학교 동문이자 출신 교사인 구본권 씨는 모교에 재학 중인 에티오피아 출신 키두스 군에게 장학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

구 씨는 6·25전쟁 당시 아버지가 인민군에 의해 희생되면서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를 잃은 유복자로 자랐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국가의 군사장학금 지원을 받아 서울공업고를 졸업했고, 이후 모교 교사로 임용돼 후학 양성에 힘썼다. 그는 2010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교육 현장을 지켰다.

전쟁의 아픔 속에서도 배움의 기회를 준 국가와 사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품고 살아오던 구 씨는 최근 모교에 에티오피아 출신 키두스 군이 재학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도운 에티오피아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키두스 군에게 장학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군인 강뉴부대를 파병한 참전국이다. 강뉴부대는 치열한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운 혈맹으로 기억되고 있다.

구 씨는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군사장학금 덕분에 공부를 마치고 교사로 정년퇴임까지 할 수 있었다"며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우리나라를 도와준 에티오피아에 늘 마음의 빚을 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교에서 공부하는 에티오피아 학생에게 작은 정성이지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돼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참전국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고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