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대학생 절반 "수도권 간다"…정주 열쇠는 '일자리'

재학 중부터 수도권 지향 뚜렷…강원·충청 이동 의사 높아
지역연계 교육만으론 한계…양질의 일자리·인프라 확충 필요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2026.4.27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비수도권 일반대학 학생 2명 중 1명은 졸업 후 수도권에서 취업하거나 진학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이 위치한 지역에 남겠다는 학생은 10명 중 3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청년들의 수도권 이동은 취업 직전이 아니라 대학 재학 중 형성되는 진로 기대와 지역 인식에서 이미 시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산업과 연계한 전공수업은 지역 정주 의도를 높이는 데 일정 역할을 했지만, 실제 정주 여부를 좌우한 것은 지역의 일자리와 교통, 교육 기회 등에 대한 인식이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3일 온라인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비수도권 일반대학 학생의 지역 정주 의도 결정 요인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KEDI 브리프 제13호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비수도권 대학 학생 중에서 졸업 후 수도권에서 취업하거나 진학하겠다는 학생은 48.4%였다. 현재 대학이 소재한 지역에 남겠다는 학생은 28.4%에 그쳤다. 대학 소재지가 아닌 다른 비수도권 지역은 18.6%, 해외는 4.5%였다.

수도권 대학생의 88.7%가 수도권 정주를 희망한 점까지 고려하면 대학 소재지와 관계없이 재학 단계부터 수도권 지향성이 뚜렷하게 형성된 셈이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이 구직 단계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 재학 중 형성되는 진로 기대와 지역 인식에서 이미 시작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성별로는 남학생의 대학 소재지 정주 의도가 30.6%로 여학생(26.9%)보다 높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지역에 남겠다는 응답도 증가해 대학 소재지 정주 의도는 1학년 25.9%에서 4학년 이상 32.1%로 높아졌다.

반면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좋을수록 수도권 이동 의도는 강했다. 아버지 학력이 고졸 이하인 학생의 대학 소재지 정주 의도는 30.2%였지만 박사 학위자인 경우 21.6%에 그쳤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학생의 지역 정주 의도는 31.1%였지만 900만원 이상은 24.1%로 낮았다.

전공별로는 교육·사범계열 학생의 대학 소재지 정주 의도가 39.1%로 가장 높았다. 반면 의·약계열(18.7%)과 예·체능계열(19.0%)은 가장 낮았고, 수도권 이동 의도는 각각 60.9%, 60.3%에 달했다.

권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을 포함한 동남권 학생의 대학 소재지 정주 의도가 44.4%로 가장 높았다. 반면 강원권은 수도권 이동 의도가 69.4%에 달했고 대학 소재지에 남겠다는 응답은 15.2%에 불과했다. 충청권 역시 수도권 이동 의도(63.3%)가 대학 소재지 정주 의도(19.8%)를 크게 웃돌았다.

연구진은 "수도권과의 지리적 인접성이 지역 정주 의도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요인을 함께 통제한 분석에서도 남학생과 고학년, 교육·사범계열 학생일수록 지역 정주 의도가 강했다. 반면 부모 학력과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수도권 이동 가능성이 커졌으며, 동남권을 기준으로 강원권 학생의 수도권 이동 가능성은 4.82배, 충청권은 4.61배, 대구·경북권은 2.53배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학 교육만으로는 지역 정주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대학과 지자체, 기업 간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양질의 지역 일자리와 주거·교통·의료·문화 등 생활 인프라를 함께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25년 '대학의 교수·학습 및 혁신에 관한 학생 조사' 자료를 활용했다. 일반대학 86곳 학생 3만1964명 중 취업·진학 희망 지역 문항에 응답한 비수도권 대학생 1만8103명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