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이초 3주기에도 여전한 교사 번아웃…심리 고위험군 64% 회복 못했다

직무·학교업무·행정 스트레스 전년 대비 감소
서이초 포함된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만족도 낮아

서이초등학교 교사 순직 3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아동복지법 개정 촉구 집회에서 교사들이 아동복지법 개정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7.17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서이초 교사 순직 3주기를 맞아 교권 보호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교사들의 번아웃은 여전히 진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초등학교 교사들의 심리적 소진과 직무기반 스트레스는 지난해보다 감소했지만 심리적 소진 고위험군의 63.7%는 1년이 지나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서울교사노동조합과 서울교육대학교 718교권회복연구센터가 발표한 '2026 서울 초등학교 교사의 직무기반 스트레스 및 심리적 소진 현황'에 따르면 서울 초등교사 118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심리적 소진 총점은 지난해 33.51점에서 올해 32.61점으로 감소했다.

직무기반 스트레스도 49.07점에서 48.45점으로 낮아져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학교업무 스트레스와 행정업무 스트레스 역시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기반 스트레스는 생활지도와 수업·학습지도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학교업무 스트레스 문항 가운데서는 '내가 행한 교육활동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음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다'가 평균 4.44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문제행동이 심한 학생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4.24점), '학습에 대한 학생들의 동기 결여는 수업에 방해가 된다'(4.14점) 순으로 조사됐다.

심리적 소진에서는 정서적 탈진이 가장 두드러졌다. 교사들이 가장 많이 공감한 문항은 '하루 일과를 마칠 때 진이 다 빠졌다는 느낌이 든다'(4.18점)였으며, '업무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다'(3.89점), '아침에 다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피곤하게 느껴진다'(3.84점)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연구진이 지난해와 올해 모두 조사에 참여한 교사 723명을 추적한 결과에서는 번아웃의 고착화도 확인됐다. 지난해 심리적 소진 고위험군이었던 교사 222명 가운데 141명(63.7%)은 올해도 고위험군에 머물렀다.

고위험군에서 중위험군으로 개선된 교사는 53명(23.9%), 저위험군으로 회복한 교사는 28명(12.6%)에 그쳤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저위험군이었던 교사의 6.6%는 1년 만에 고위험군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연구센터는 이처럼 행정업무 부담이 일부 완화됐음에도 학교 현장의 절차적 규제와 업무 부담으로 일부 교사들의 스트레스가 다시 심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학교업무 스트레스가 심리적 소진과 가장 높은 관련성을 보인 만큼 교권 보호 정책이 교사의 심리적 소진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이초가 속한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학교업무 스트레스와 행정업무 스트레스, 심리적 소진 등 주요 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에 포함됐다. 학생 수가 많은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역시 교육지원청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

연구센터는 교육지원청의 지원 접근성은 개선됐지만 현장 문제를 실제 해결해 준다는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고 분석했다. 지원 요청 절차는 간소화됐지만 교사들이 느끼는 '문제 해결 효과성'은 유의미하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사의 직무와 학교 행정업무의 법적 범위 명확화 △학생 생활지도·교육활동 지원 강화 △교육지원청의 현장 문제 해결 기능 확대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교육지원팀 구축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오는 23일 열리는 '서울초등교사들의 직무 스트레스와 소진 현황과 대안 마련' 공동학술토론회에서 발표된다. 토론회에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