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유치원 원장들…정부 지원 더 받으려고 교사 월급 깎았다

처우개선비 기준 변경 부작용…실질임금 감소
"공립유치원과 동일 급여 항목으로 산정해야"

서울시내 한 어린이집에서 한 어린이가 등원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5.2.11 ⓒ 뉴스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사립유치원 교사 처우 개선을 위해 정부가 기본급 보조를 늘렸지만 일부 유치원에서는 지원금을 유지하기 위해 월급을 깎는 등 급여 구조를 조정하는 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사립유치원 교원 기본급 보조 지원제도 현황 및 개선 방안' 이슈페이퍼에 따르면 2026년 사립유치원 교원 기본급 보조 지급기준 변경 이후 일부 교원의 실질 임금 감소와 기관의 급여 구조 조정 등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공립유치원 교사는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상여수당, 가계보전수당, 특수지근무수당 등 다양한 수당을 받고 있다. 사립유치원 교원에게는 공사립 교원 간 임금 격차 완화 및 고경력 교원의 안정적인 근무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기본급 보조 지원제도를 운영 중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사립유치원 교원에게 교직수당으로 25만 원, 인건비 보조 37만 원, 장기근속수당 7만 원, 담임수당 20만 원 등 월 최대 89만 원의 기본급 보조를 지원하고 있다.

처우 개선을 위해 지원 규모는 확대됐지만 오히려 기존 보직수당이나 연구수당 등을 지급받던 일부 교사들은 오히려 처우개선비가 삭감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연구진은 현행 지급 방식이 공무원연금 기여금 조견표를 기준으로 처우개선비를 산정하면서 공립과 사립유치원의 급여 항목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때문에 동일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받더라도 지원액이 달라지고 일부 교원은 실질 임금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심층면담에서는 처우개선비 삭감을 피하기 위해 유치원이 자체 급여체계를 조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교사는 "유치원에서 주는 월급을 차라리 적게 받고 처우개선비를 더 받자는 방향으로 기본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답했고 다른 교사는 "급식비와 초과근무수당 일부를 연구수당으로 옮겨 처우개선비를 유지하도록 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경기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가 독감에 걸렸지만 쉬지 못하고 근무하다 숨진 사건의 후속대책으로 '유치원 교사 대체인력 지원 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방안에는 처우개선비를 상향하는 정책이 포함됐다.

지난해 월 88만 원이었던 사립유치원 교원 처우개선비를 2027년 90만 원으로, 장기근속수당은 월 6만 원에서 8만 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양미선 선임연구위원은 "왜곡을 막기 위해 호봉별 기준소득월액 기준표를 공개하고 공립유치원과 동일한 급여 항목을 기준으로 처우개선비를 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지역별 처우개선비 지원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국 공통 기준 마련과 장기근속수당의 단계적 차등 지급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