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에 불어난 교육교부금 손질하나…교자협 5년 만에 재가동
학생수 줄지만 교부금 80조원 돌파 전망
교육부 "재정 효율화"vs교육감 "교부금 축소 반대"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세수 증가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사상 처음 8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교부금 개편 논의에 나선다. 이를 논의할 공식 협의기구인 교육자치정책협의회(교자협)도 5년 만에 재가동될 예정이다. 다만 교육부가 교부금 손질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교육청은 재정 축소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15일 교육장관·국가교육위원장·교육감 당선인 간담회에서 "최근 학령인구 감소 가속화와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대규모 세수 확대 전망으로 지방교육재정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교부금 제도의 합리적인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이어 "2021년 이후 중단됐던 교육자치정책협의회를 다시 출범해 교육정책 수립 단계에서부터 교육청과 긴밀히 협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교부금 개편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최근 교육재정 구조조정 논의와 맞물려 있다.
올해 초·중·고 학생 수는 사상 처음 500만 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반도체 경기 회복 등에 따른 세수 증가 영향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처음으로 8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교육재정은 계속 증가하면서 교부금 배분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교육부는 최근 현금성 사업이나 유사·중복 사업 비중이 높은 교육청의 교부금을 최대 100억 원까지 감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생 수 감소를 교부금 산정에 반영하는 방식의 제도 개편도 교육계 안팎에서 거론된다.
교육부는 늘어난 재정을 기초학력 지원과 돌봄, 학생 정신건강, 인공지능(AI) 교육 등 교육 본연의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초학력과 돌봄, 학생 정신건강, AI 교육 등 직접적인 교육 투자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현금성 사업 확대가 바람직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교육재정이 교육의 본질에 집중될 수 있도록 재정 운용 방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교부금이 초·중·고교교육 분야에 집중된 구조를 손질해 상대적으로 재정 여건이 열악한 유아교육과 고등·평생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으로 볼 때 고등교육 예산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그런 것(고등교육 예산 확충)도 논의해 볼 사안"이라고 밝혔다.
반면 교육청과 교육계는 학생 수 감소만으로 교부금 축소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교실과 급식실, 도서관, 돌봄교실, 특수학급 등은 학생 수와 관계없이 유지해야 하고 기초학력 지원과 특수교육, 안전관리 수요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교부금 축소는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은희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대구교육감)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다소 일방적인 지방교육재정 개편 움직임은 지방교육자치의 근간을 흔들고 교육의 질적 저하도 초래할 수 있어 현장의 우려가 크다"며 "안정적인 재정 구조가 담보될 수 있도록 개편 방향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처럼 교부금 개편을 둘러싼 교육부와 교육청의 입장차가 뚜렷한 만큼 재가동되는 교자협이 간극을 좁힐 첫 협상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자협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교육정책과 교육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설치된 협의체다. 교육부 장관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이 공동 의장을 맡으며 교육자치와 교원정책, 교육과정 개편 등을 논의해 왔지만 2021년 이후 사실상 운영이 중단됐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부금 개편은 교육부와 교육청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안"이라며 "협의체가 단순한 의견 수렴 기구에 그칠지, 실제 정책 조정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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