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사용 눈치 안 보게"…유치원 교사 공백 때 대체인력 긴급 투입
교육부, 유치원 교사 대체인력 지원 방안…"부천 교사 사망 재발 방지"
대체인력 배치·인건비 범위 확대…"유치원 비민주적 운영부터 개선해야"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앞으로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아플 때 눈치 보지 않고 병가(연가)를 쓸 수 있도록 교육당국이 대체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제2의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사망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교육당국은 이를 위해 교사 공백 시 긴급 투입이 가능한 순회교사를 배치하고 사립유치원에 지급하는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교원단체들은 병가 사용을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책과 사립유치원의 비민주적 운영 개선 방안은 안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유치원 교사 대체인력 지원 개선 방안'을 16일 발표했다. 지난 2월 40도 고열에 시달리는 독감에도 쉬지 못하고 눈치를 보며 근무하다가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사건이 계기가 됐다.
이번 방안의 핵심 중 하나는 순회교사 배치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다. 순회교사는 유치원 교사가 긴급하게 자리를 비울 경우 해당 유치원 수업을 지원하는 교사를 말한다. 교육부는 유아교육진흥원 등 교육행정기관에 순회교사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유아교육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순회교사 외에도 단설유치원 등 거점 기관에 강사를 배치해 공백이 발생한 인근 유치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단설유치원은 단독 건물을 쓰는 유치원으로 상대적으로 운영상 여유가 있고 제법 규모도 큰 편이다.
김정연 교육부 영유아지원관은 "조속한 시일 내에 법안 발의를 추진하고 되도록 올해 안으로 통과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법안 통과 전까지는 정원과 관계없이 운영할 수 있는 강사 배치로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했다.
사립유치원 교사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 범위도 늘린다. 모든 시도교육청이 공가, 특별휴가, 병가, 연수(자격·직무), 출장 등 사실상 모든 교사 부재 상황 때 지 대체인력 인건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그동안 교육청마다 기준이 제각각이었다. A교육청은 공가, 특별휴가, 병가 때만 교사 대체인력 인건비를 사립유치원에 지원하고 B교육청은 여기에 연수까지 포함하는 식이었다.
유치원 교사 대체인력풀도 구축해 운영한다. 교육당국은 이를 통해 긴급하게 대체인력이 필요한 유치원과의 연결을 지원하기로 했다. 시도교육청은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인력을 모집해 대체인력풀을 갖추고 모집 인력의 징계 이력 조회와 연수 실시 등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사립유치원 운영자 인식 개선에도 나선다. 교육당국은 앞으로 사립유치원의 인사 운영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안내자료를 제작·배포하고 사립유치원 원장과 교사를 대상으로 인사 제도와 대체인력 지원 사업 등 연수를 실시하기로 했다.
사립유치원 대상 감염병 대응 매뉴얼 준수 여부 등 인사·복무 관련 지도·점검도 연 1회 이상 실시한다. 사립유치원 교사 인사 고충 상담·신고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병가 사용을 가로막는 조직 문화와 사립유치원의 비민주적 운영부터 개선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프거나 불가피하게 쉬어야 할 때 눈치 보지 않고 병가·연가를 쓸 수 있도록 '병가 사용 의무화'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육부는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와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전국 모든 유치원 교사가 아플 때 눈치 보지 않으며 쉴 수 있고 유치원은 공백없이 교육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이번 방안을 통해 유치원 현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새로 당선된 교육감님들과 함께 고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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