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고위기 학생 발굴·SNS 모니터링…10대 자살률 절반 수준 낮춘다

교육부 등 관계부처, 10대 청소년 자살 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 발표
10만명당 8명→4.2명 목표…'예방-감지-개입-회복-기반' 5개 과제 추진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정부가 10대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해 학교 현장에서부터 긍정적 인식과 생각을 심어주는 사회정서교육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고위험군 대상 인공지능(AI) 활용 위기징후 발굴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들의 적기 상담과 치료를 위해 청소년 전용 병동·병상도 확충하기로 했다.

교량이나 옥상 등 고층 건물과 같은 주요 청소년 자살 장소 관리도 강화한다. 이를 토대로 10만 명당 8명인 현재 청소년 자살률을 2035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교육부 등 관계부처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10대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을 발표했다.

오는 9월까지 순차적으로 발표 예정인 '9대 분야별 자살예방 대책' 중 첫 번째다. 9대 분야는 △10대 학생·청소년 △자살 긴급대응 △자살 장소 관리 △경제적 위기자 △고립·위기가족 △돌봄·간병 부담 △미디어·온라인 △특수직군·집단보호 △범죄피해자 회복지원 등이다.

작년 청소년 자살 최고치…10년 내 절반 수준 목표

10대 청소년 자살 사망자는 증가세다. 특히 지난해에는 396명으로 최근 10년 새 최고치였다. 자살에 이르지 않더라도 정신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는 청소년이 지난해 약 43만1000명에 달했다.

정부는 심화하는 10대 청소년 자살을 막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예방-감지-개입-회복-기반' 등 5개 전략으로 과제를 설정했다. 이번 대책을 통해 지난 2024년 기준 10만 명당 8명인 청소년 자살률을 2030년 6.5명, 2035년 4.2명 수준(2015년 자살률)까지 단계적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사회정서교육 17차시까지 확대…고위기 학생 치료 병상 확보

예방 단계의 핵심은 마음근육을 키울 교육 강화다. 학교에서 자살예방교육은 물론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사회정서교육, 체육·예술교육에 힘을 주기로 했다.

특히 학생에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사회정서교육은 현재 6차시 운영에서 향후 17차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주 1회 관련 교육을 받는 셈이다.

부모 교육도 강화한다. 부모수당·아동수당·한부모가정 양육비 등을 수급하는 보호자에게 성장단계별 양육정보를 제공하고 교육 콘텐츠 등을 안내하기로 했다.

자살 유발 요인도 최소화한다. 자해·자살 유발 정보와 자살보도 등 디지털·온라인 매체를 통한 청소년 자살 유발 요인을 완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 활용 24시간 모니터링과 청소년 자살사안 보도금지 및 위반 시 벌칙 조항 마련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감지 단계에서는 고위기 청소년 적기 발견에 초점을 맞춘다. 이른바 '생명지킴이' 교원·청소년을 양성해 지근거리에서 위기 학생을 발굴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시도교육청도 청소년 자살 시도자 정보 공유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올해 하반기까지 AI 활용 위기징후 발굴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개입 단계는 고위기 청소년의 상담과 치료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없었던 청소년 전용 병동·병상도 확보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요가 높은 지역에 설치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병력이 확인되지 않은 고위기 청소년은 일시보호 시설이나 임시보호 공간을 신설·확보해 지원하는 것도 검토한다.

복귀학생 공감교육…마음건강 지원 예산·인력도 확보

회복 단계에서는 자살시도자나 유족 등의 건강한 회복에 방점을 둔다. 복귀 학생에 대한 또래 학생의 공감 교육을 진행하고 가칭 '청소년 생명지킴 지역 안전망 협의회' 중심으로 관련 사례를 통합 관리한다.

기반 단계에서는 예산·인력 확보가 핵심이다. 보통교부금 총액의 1% 수준을 목표로 학생마음건강지원비 반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교육청 소속 학생 마음건강 지원업무 전담 인력을 200명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청소년 심리부검 사업도 운영한다. 자살 사망자가 남긴 디지털 정보와 사망자 통계를 철저히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청소년 자발예방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AI에 의존하는 청소년들이 AI 상담을 받고 자살을 시도했던 사례가 있던 만큼 AI 과의존 가이드라인을 안내한다. 교량이나 옥상 등 고층 건물 등 자살 장소도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청소년 자살은 개인이나 학교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공동 대응해야 할 과제"라며 "가정, 학교, 지역사회, 미디어 등 각계 사회 구성원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실질적인 청소년 자살예방과 회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