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가려다 전과자 될 판"…교사들, 체험학습 면책권 요구 폭발
교사들 "교사에만 책임지는 구조 바꿔야"
최교진 장관 "면책 기준 모호…5월 중 관계부처 협의 결과 보고"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교육부가 7일 현장체험학습 운영 개선을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선 가운데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한 면책권과 국가소송책임제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생과 학부모는 현장 체험학습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교사 개인에게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부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TP타워에서 교사·학생·학부모·시도교육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체험학습 교육공동체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2022년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사고와 이후 법적 책임 논란으로 학교 현장의 현장체험학습 운영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현장체험학습 관련 공개 토론과 의견 수렴을 지시하면서 교사 면책권을 위한 학교안전법 개정, 국가소송책임제 도입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모두발언에서 "학생 안전을 일선에서 책임지는 것을 교사가 오롯이 담당하기에는 책임이 너무 크고 전체적으로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선생님들의 부담감을 어떻게 나누고 지원할 수 있을지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장 교사들은 체험학습 자체의 교육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까지 교사 책임으로 돌아가는 현 구조에서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최기영 인천원곡초 교사는 "현장체험학습은 교사 전문성을 기반으로 오히려 지금보다 더 활성화돼야 한다"면서도 "교실 밖은 통제가 어려운데, 예측할 수 없는 사고까지 유죄로 판단한 것은 굉장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조재범 한국교총 교사권익위 위원장은 "후배들에게 현장체험학습을 나가라고 말하지 못한다"며 "교사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면책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가소송책임제부터 도입해 선생님들이 개인적 소송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교사노조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완전 면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선제적 안전조치를 했을 때를 말하는 것"이라며 "교사의 고의성이 없으면 반드시 면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활동 중 예측 불가능한 사고에 대한 교사의 형사·민사 책임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교사들은 행정 부담도 체험학습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최기영 교사는 "인천 현장체험학습 매뉴얼은 289페이지"라며 "방대한 지식을 습득해야만 체험학습을 갈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전남의 한 교사도 "차량 점검부터 음주측정까지 교사가 모두 하고 있다"며 "소송 자체를 국가가 책임져줘야 한다"고 했다.
체험학습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도 있었다. 서울여의도고 이경준 학생은 "학생들은 대부분 현장체험학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학교 밖 공간에서 친구들과 추억을 쌓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현장체험학습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윤지 서울함께운영지원단 학부모는 "체험학습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향이 아니라 안전과 책임이 균형 있게 갖춰지는 방향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선생님들이 안심돼야 아이들도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현행 학교안전법상 면책 기준이 현장 교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에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최 장관은 "2025년 12월 학교안전법이 개정됐지만 면책 기준이 모호해서 선생님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하지 못한다"며 "교육부는 현장 선생님들의 입장에 서서 이것이 법제화되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나 법제처 쪽에서는 여러 종류의 다른 공무원들과 관련해 일정한 어려움을 표시했다"면서도 "최근 대통령이 관심을 가진 이후 법무부가 심도 있게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결과를 포함해 5월 중 보고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약 체결 같은 것은 교사가 담당해서는 안 된다는 선생님들의 의견에 적극 동의한다"며 "가능한 것은 교육지원청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해 선생님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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