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피습'에 커지는 교사 안전대책 요구…학생부 기재vs보호자 책임 강화

교총 "중대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해야, 92% 교원 찬성"
교사노조 "보호자 상담 불이행 시 방임 책임 물어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충남 교사 피습사건 대책 등 교권보호 제도 개선 촉구' 긴급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 자리에서 최근 충남 계룡 고교에서 발생한 제자의 교사 흉기 피습 사건을 교권 붕괴를 넘어선 교권 상실의 상징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과 교권 보호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2026.4.15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충남 계룡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이 교사를 흉기로 찌른 사건 이후 교사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교권 보호 해법을 두고 교원단체 간 접근 방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교권 보호 방안을 둘러싸고 교총은 중대 교권침해 사안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등 '기록을 통한 책임 명확화'에 방점을 찍은 반면, 교사노조는 보호자 책임 강화와 조기 개입, 안전 인력 확충 등을 중심으로 '사전 예방과 현장 대응 체계 구축'에 무게를 두며 해법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과 교사노조는 각각 전날과 이날 국회와 교육부 앞 기자회견을 통해 교권 보호를 위한 5대 요구 사안을 발표했다.

우선 교총은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을 "교권 붕괴를 넘어 교권 상실의 상징"이라고 규정하고 중대 교권침해 사안 학생부 기재 등을 포함한 5대 핵심 과제를 촉구했다.

교총은 특히 '학생부 기재'를 핵심 대책으로 제시하며 "학생 간 폭력은 기록되는데 교사를 흉기로 찌른 사실은 기록되지 않는다"며 "이는 낙인이 아니라 더 큰 잘못으로 번지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교육적 가드레일"이라고 강조했다.

장승혁 교총 대변인은 특히 학생부 기재와 관련해 "현장 교원 대상 조사에서 92%가 학생부 기재에 찬성했다"며 "책임이 따르지 않는 구조가 지속되면 교사 대상 폭력을 방치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적 분쟁이나 악성 민원 우려는 별도의 대응책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와 악성 민원 맞고소 의무화 등을 함께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총은 학생부 기재 외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기준 구체화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인정된 무혐의 사건의 검찰 불송치 △교육감의 악성 민원 맞고소 의무화 등을 요구했다.

다만 교권침해 사항의 학생부 기재를 두고는 교육계 내부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책임을 명확히 하는 데는 의미가 있지만 사건 이후에야 기록이 이뤄지는 '사후 처방'이라는 한계가 있고, 학생 낙인 효과나 학교 현장의 법적 분쟁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충남 교사 피습사건 대책 등 교권보호 제도 개선 촉구' 긴급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 자리에서 최근 충남 계룡 고교에서 발생한 제자의 교사 흉기 피습 사건을 교권 붕괴를 넘어선 교권 상실의 상징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과 교권 보호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2026.4.15 ⓒ 뉴스1 오대일 기자

이런 가운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이날 교육부 앞 기자회견을 통해 교총과는 다른 방향의 교사 안전대책을 제시했다. 교사노조는 이번 사건을 "학교 안전 체계 붕괴를 보여주는 중대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교권 보호 논의를 '기록'이 아닌 '현장 대응 체계' 중심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노조는 중대한 폭력 행위를 단순한 교권침해가 아닌 '범죄'로 분리해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안에서 발생했다는 이유로 교육적 사안으로 축소하는 기존 접근이 문제의 본질을 흐린다는 지적이다.

특히 '보호자 책임 강화'와 '조기 개입 의무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교사노조는 정서적·행동적 위험 신호가 반복적으로 감지되는 학생에 대해 보호자가 전문 상담을 의무적으로 이행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방임 책임을 묻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희정 교사노조 대변인은 "칼부림 같은 사안은 교권침해가 아니라 상해나 살인미수에 해당하는 범죄로 다뤄져야 한다"며 "현장에서는 위험 신호가 보여도 보호자가 상담이나 치료를 거부하면 학교가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기 개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보호자가 검사와 치료를 이행하도록 하는 구조가 학교 공동체 전체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중대 범죄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 절차 마련 △교사 대상 폭력 사건의 기관 책임 처리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 대응책 마련 △학교 안전 인력 배치 의무화 △고위험 학생 조기 개입 의무화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교사노조는 즉각적인 분리 조치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이를 뒷받침할 안전 인력과 지원 체계 확충도 요구했다. 현재 학교에는 학생을 즉시 분리할 공간이나 인력이 부족해 실질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논의의 핵심이 교권침해를 ‘기록할 것인가’보다 ‘현장에서 어떻게 막을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총과 교사노조가 각각 다른 해법을 제시하면서, 교사 안전대책 논의 역시 처벌과 기록 중심에서 사전 개입과 대응 체계 중심으로 확장될지 주목된다.

김 대변인은 "단체마다 주장하는 것들이 다르지만 교권 보호, 나아가서 학교라는 곳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같이 노력해야 한다"라며 "계속해서 문제 해결법을 위해 같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도 "설문조사 대상을 늘려서 같이 교권 보호를 위한 의견들을 묻는 등 얼마든지 (단체들끼리) 같이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mine124@news1.kr